기사입력 2017-02-01 21:41:23
기사수정 2017-02-02 14:54:10
빅데이터 등 활용 인간능력 극대화
인지과학 혁신이 뒷받침돼야 성공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다. 4차 산업혁명의 화두를 일으켰던 2016년 다보스 포럼이 올해에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나 위험요소에 대한 대책을 주요 의제로 다뤘다. 작년 다보스 포럼이 미래의 장밋빛 전망을 제시한 데 반해 올해 다보스포럼은 미래의 고용변화 등 위험요소를 적시하고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을 통해 풀어나갈 것을 주문했다.
올해 다보스 포럼의 주제변화는 4차 산업혁명이 기술 자체의 혁명이라기보다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인간을 위한 변혁이며, 궁극적으로 인간의 웰빙을 위한 인간중심의 르네상스 혁명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즉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신체 및 인지의 대상을 향상시키는 인간 능력 확장을 의미한다. 인간 능력이 확장되면 현실은 확장된 현실, 곧 증강현실(AR)이나 맞춤현실이 된다. 확장된 현실에서 인간의 인지능력도 확장되고 인간의 사용자 경험(UX)도 개인화, 맞춤화돼간다. 인간의 인지기능을 향상할 뿐 아니라 인간이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꾸는 패러다임의 개혁이며, 인간의 전통적 역할을 바꾼다는 점에서 ‘인간 혁명’으로 볼 수 있다. 즉 4차 산업혁명은 기술 자체의 혁신이라기보다 기술의 융합과 인지혁명을 결합한 인간의 사용자 환경(UI)과 UX의 혁신이며, 그를 통해 인간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인간중심의 혁명이다.
1차에서부터 3차까지 이르는 산업혁명의 단계적 역사는 기술 중심의 혁신이었다. 증기기관을 이용한 공장식 생산(1차), 전기와 자동화기술을 이용한 대량생산(2차), 인터넷과 디지털기술의 정보화혁명(3차)은 새로운 기술개발이 모멘텀이 된 기술혁신이었다. 물론 4차 산업혁명도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러한 기술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빅데이터는 예전의 데이터마이닝이 이어진 것이고, IoT는 이전의 유비쿼터스 컴퓨팅이었고, AI와 로봇도 오래전부터 연구됐던 분야이다. 또한 3D, 가상현실(VR) 등도 1990년에 기술적으로 개발이 완료됐던 기술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주목받게 된 계기는 이들 기술이 새로운 UI와 인터페이스로 사용자의 경험을 극대화한 서비스, 최적의 개별화·맞춤화된 콘텐츠와 결합됐기 때문이다. 즉 4차 산업혁명은 다양한 기술이 인간의 인지영역과 융합해 인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인터페이스 혁명이요, UX의 확장이다.
사물에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센서를 붙이는 것이 3차 산업혁명이라면 4차 산업혁명은 그 연결된 센서 위에 새로운 UX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가치를 도출해 블루오션적 산업기회를 만들어 내 초연결사회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낸 패러다임의 혁신이다. 그리고 어떤 정보를 어떻게, 또 왜 분석하는지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데이터 환경이 구축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동화하고 인간에게 적절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이 AI 기술이며, 이것에 인간과의 감성적 교류를 포함한 특별한 기능까지 더해 구체화된 것이 로봇공학 기술이다.
이러한 환경이 안정되게 구축되기 위해 완전한 사용자중심의 기술, 환경을 만들어내는 인지과학의 혁신이 수반돼야 한다. 인지과학은 인간중심의 원리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기술 자체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인간이 세상을 인지하는 과정과 사용자 관점의 변화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은 인간의 인지의 확장과 관점의 변화를 유도하는 기술이 성공을 거둘 것이다. 아울러 사용자 경험의 개인화와 인간의 동기와 행동을 자연스럽게 유발하는 행동유도적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다. 따라서 빅데이터, AI, IoT 등은 기술 중심으로 접근하기보다 인간중심의 관점에서 해석·접근·디자인돼야 한다.
신동희 중앙대 교수·인간컴퓨터상호작용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