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2-05 18:29:47
기사수정 2017-02-05 23:04:20
南 “원칙 없는 패배 가능성” 비판… 정두언 “劉, 야당 대표가 목표냐” / 劉 “당 후보 되면 단일화 꼭 추진… 단일후보 않는 것이 야당 되는 것”
바른정당 소속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중도하차 이후 범보수진영 ‘대표 후보’ 자리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유 의원이 ‘보수후보 단일화’를 꺼내자, 남 지사는 즉각 ‘원칙 없는 패배’라고 공격했다. 지난 10년간 진보진영의 화두였던 ‘후보 단일화’가 이제 보수진영의 이슈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남 지사는 5일 여의도 경선캠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수후보 단일화는 원칙 없는 패배, 비겁한 패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태를 계기로 바른정당과 새누리당의 분당이 일어났는데 이에 대한 입장 정리가 없는 상황에서의 단일화는 표만 의식한 구태정치라는 것이다. 이어 새누리당을 제외한 ‘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 지사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두언 전 의원은 유 의원을 겨냥해 “대선 승리가 아니라 (정권을 내준 뒤) 야당 대표가 목표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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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5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태블릿PC를 이용해 창업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러나 유 의원은 이날 보수후보 단일화를 접을 생각이 없으며 경선 승리 시 당 후보 자격으로 적극적으로 단일화에 나서겠다고 반박했다. 그는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공약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과 통합이나 연대하는 일은 절대 없다”면서도 “보수가 궤멸의 위기인데, (단일화 없이) 선거를 하면 뻔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의 주장에는 “단일후보를 안 하면 그게 야당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두 사람 간 신경전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책의 성격도 짙다. 5%대를 밑도는 두 사람의 지지율이 현재 수준에서 계속된다면 보수진영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어렵다. 양측 갈등을 부각시켜 보수층의 관심을 모으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의원과 남 지사는 정책공약 개발 및 언론 접촉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고시촌을 실리콘밸리로 바꾸겠다”며 청년창업을 장려하고, ‘혁신성장’을 핵심으로 하는 경제공약을 발표했다. 남 지사는 언론 인터뷰에 출연해 자신의 이혼, 아들의 군부대 내 폭행·추행 파문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사를 공개하는 등 대중친화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