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2-06 03:00:00
기사수정 2017-02-06 17:53:43
[세계일보 설립자 탄신·기원절 4주년 기념] 국제과학통일회의 이모저모 / “청색 LED 식량난 해결 도움”… “환경변화로 신종 전염병 창궐” / 노벨상 수상자 등 60여명 참석… 과학의 역할 주제로 열띤 토론
4, 5일 이틀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제23차 국제과학통일회의(ICUS)는 ‘지구 환경의 위기와 과학의 역할’을 주제로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이번 회의에는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과학자 6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인류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 과학 기술의 기여, 통합적 논의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에너지 위기, 과학으로 극복 가능”
폐막 당일인 5일 열린 세 번째 세션에서는 인류 문명의 이상과 과학에 대한 시각, 과학의 현주소가 논의됐다.
2014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나카무라 슈지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지구 평화가 위기인 것은 인구 증가와 에너지 부족에 기인한다”며 “과학자들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 인류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특히 자신에게 노벨상을 안긴 청색 LED(발광다이오드)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그는 “식물을 재배하는 데 열이 발생하지 않는 청색 LED를 사용할 수 있다”며 “청색 LED가 식량난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청색 LED 구조를 조금 바꿔 개발한 UV(자외선) LED를 통해서는 물의 박테리아나 대기 중 에볼라 바이러스 등을 죽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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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에서 열린 국제과학통일회의 1차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발표자의 강연을 듣고 있다. 남제현기자 |
지구온난화를 완화하려면 태양열과 같은 대체 에너지 사용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요시유키 아메미야 도쿄대 첨단과학대학원 교수는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과 지구온난화 간 상관관계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인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석유와 석탄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럴드 폴락 워싱턴대 교수(생명공학)는 혁신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폴락 교수는 “오늘날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과학적 혁신의 질은 더 떨어졌다”며 “기존의 사고방식에 도전해야만 과학의 발전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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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국제과학통일회의 1차 세션에서 노벨상 수상자인 뤼크 몽타니에(Luc Montagnier)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남제현기자 |
◆“인류의 건강이 경제보다 중요해”
전날 ‘세계정상회의(World Summit) 2017’와 함께 열린 첫 번째 세션 주제는 △과학의 한계와 보편적 가치의 혜택 △지구의 환경적 위기와 과학의 역할이었다. ICUS의 과학자들은 물론 세계정상회의에 참석한 120개국 전·현직 국회의원과 국가 지도자 등 800여명이 자리를 빛냈다.
연사로 나선 뤼크 몽타니에(프랑스·사진) 박사는 인류가 당면한 최대 과제로 신종 전염병 창궐을 꼽았다. 그는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를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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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국제과학통일회의 1차 세션에서 마틴 라미레즈(Martin Ramirez) 스페인 네브리자 대학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남제현기자 |
몽타니에 박사는 “새로운 전염병이 많이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 변화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인류의 건강, 보건보다 경제가 더 중요할 수 없다”면서 의학 발전의 4대 원칙으로 ‘4P’(Prevention·예방, Prediction·예측 Personalization·개인화, Participation·참여)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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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에서 열린 국제과학통일회의 2차 세션에서 경희대 장 진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남제현기자 |
미국의 생물공학 연구소인 IBT(Innovative Biophysical Technologies)의 글렌 라인 박사는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화석연료와 화학물질 사용, 과소비, 산업 폐기물 등이 환경 문제의 원인”이라며 “과학기술이 이 같은 문제 해결에 효과가 있을 경우 투자를 늘려 생산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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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국제과학통일회의 간담회에서 한학자 총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문선진 천주평화연합 세계의장. 남제현기자 |
ICUS는 1972년 문선명·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창립했으며, 이번 23차 ICUS는 2012년 문선명 총재 성화 이후 처음으로 개최됐다. 한 총재는 4일 참석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74억 인류의 생명, 지구의 존속을 위협하는 일들을 막아야 한다”며 “과학자들이 건강한 지구 한가족을 만드는 데 앞장서 달라”고 독려했다.
박진영·배민영·이창훈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