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탐색] 유류세 과다… 배꼽이 더 크네

휘발유 순수 가격 549원… 세금은 905원 / 가짜 기름 양산?전기료 왜곡 등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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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락하는 국제 유가와 관계없이 정액제로 부과되는 ‘유류세’가 과다하다는 지적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휘발유 가격에서 세금 비중이 60∼70% 수준에 달하다 보니 기름값이 오르면 오르는 대로 내리면 내리는 대로 유류세 적정 논란은 반복되는 실정이다.

6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휘발유의 평균 가격은 리터당 1455원으로, 유류세 등 각종 세금을 제외하면 순수한 휘발유 가격은 549원에 불과하다. 반면 세금은 총 905.75원으로 휘발유 가격에서 세금의 비중이 62.3%에 달했다. 휘발유 자체 가격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낸 셈이다.

우리가 휘발유와 경유를 사면서 내는 유류세는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주행세, 부가가치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휘발유 국제 시세와 관계없이 일정하게 부과되는 부분이 교통에너지환경세 및 이와 연동되는 교육세, 주행세로 이 세금은 2009년 이후 리터당 745.89원으로 변하지 않고 있다. 국제 유가가 내려가면 유류세 비중은 더 커지는 이유다.


실제 올해 1월 들어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서 세금 비중이 적어졌음에도 여전히 1월 평균 휘발유 가격 리터당 1503원 중 60%에 해당하는 910원이 세금이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저유가 시기로 진입한 이래 휘발윳값에서 세금의 비중은 2014년 60%에 들어선 뒤 그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싼 유류세는 휘발유 가격 부담뿐만 아니라 가짜 석유의 양산, 전기료와 기름값의 상대 가격 왜곡 등 폐해를 낳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짜 휘발유·경유의 경우 제조 원가가 진짜 석유보다 비싸지만 탈세를 통해 큰 차익을 남길 수 있어 불법 유통되고 있다.

이덕환 서강대 교수(과학커뮤니케이션)는 “현재 유류세는 전기료에 비해 ‘과도’하고, 유종에 따른 가격차 역전을 임의로 만들어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겨울철 난방용 에너지원으로 전기 소비가 늘고 있는 것은 불합리한 에너지가격 정책에 따른 에너지 소비의 왜곡이라고 꼬집었다.

정지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