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김기춘·조윤선 기소… 대통령 공범 적시

金·趙, 직권남용·위증 등 혐의… 김상률·김소영은 불구속 기소 / 특검, 박 대통령 압박수위 강화… 대면조사서 치열한 공방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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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주도한 혐의로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구속기소하면서 블랙리스트 수사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특검팀은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공범으로 지목했다. 

특검팀은 7일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을 직권남용과 강요, 국회에서의 위증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 김상률(57)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김소영(50)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작성·집행을 통해 정부의 문화예술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기관 임직원들의 업무에 부당하게 개입한 직권남용 및 강요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 소환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에 깊이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김기춘(78·왼쪽 사진)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1월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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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이들이 국회 국정감사와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블랙리스트를 모르고 관여한 사실도 없다”며 거짓말을 한 것에 위증 혐의도 적용했다.

김 전 실장은 박 대통령이 ‘나쁜 사람’으로 지목한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에게 사직을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모철민(59) 주프랑스 대사는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 대통령이 문체부가 작성한 승마협회 비리 보고서를 본 뒤 문체부 국·과장 이름을 거론하며 ‘나쁜 사람’으로 지목하고 인사 조치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나쁜사람`이라고 지목한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서울 강남구 박영수 특검사무실에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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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는 최씨의 딸 정유라(21)씨가 2013년 4월 경북 상주에서 열린 승마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치자 청와대 지시로 승마협회 비리를 조사한 결과물이었다.

노 전 국장이 주도해 만든 보고서에는 ‘최씨 측에도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이를 계기로 김 전 실장이 그들의 사직을 강요한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박 대통령을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의 ‘공범’으로 적시하며 박 대통령을 압박했다.

김종덕 전 장관, 정관주 전 1차관, 김종(56) 전 2차관, 조윤선 전 장관
블랙리스트 운용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먼저 재판에 넘긴 김종덕(60·〃) 전 문체부 장관, 신동철(56·〃)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정관주(53·〃) 전 문체부 1차관의 공소장에도 박 대통령이 공범으로 기재된 바 있다. 최씨도 문화예술계 이권에 부당하게 개입할 목적에서 자신의 반대 진영에 속한 일부 문화예술인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가 공범으로 입건됐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수사와 관련, 핵심 혐의자들에 대한 수사를 사실상 종결 짓고 의혹의 정점에 있는 박 대통령의 혐의는 오는 10일쯤 예정된 대통령 상대의 수사에서 최종 규명할 방침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나와 무관하다’는 입장이어서 박 대통령 측과 특검팀 간 신경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앞서 인터넷매체 ‘정규재TV’와의 인터뷰에서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특검은 김 전 비서실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으로 하여금 보수단체를 지원하도록 하고 해당 단체가 친정부 시위를 하도록 지시했다는 이른바 ’관제데모’ 의혹에 관해서는 더 수사한 후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