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블랙리스트' 공범" vs 대통령 "나와 무관"

특검, 김기춘·조윤선 등 기소 / ‘블랙리스트’ 박 대통령·최순실 공범 지목/ 직권남용·위증 등 혐의 적용 / 민변 “피해 인사 손배소 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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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주도한 혐의로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구속기소하면서 블랙리스트 수사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특검팀은 7일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을 직권남용과 강요, 위증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 김상률(57)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김소영(50)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작성·집행을 통해 문체부 임직원들의 업무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또 이들이 국회 국정감사와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블랙리스트를 모르고 관여한 사실도 없다”며 거짓말을 한 것에 위증 혐의도 적용했다. 김 전 실장은 박 대통령이 ‘나쁜 사람’으로 지목한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에게 사직을 강요한 혐의도 있다.

앞서 모철민(59) 주프랑스 대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 대통령이 승마협회 비리 보고서를 본 뒤 문체부 국·과장 이름을 거론하며 ‘나쁜 사람’으로 지목하고 인사 조치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가 2013년 4월 경북 상주에서 열린 승마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치자 청와대 지시로 승마협회 비리를 조사한 결과물이었다. 노 전 국장이 주도해 만든 보고서에 ‘최씨 측에도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이를 계기로 김 전 실장이 그들의 사직을 강요한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나쁜사람`이라고 지목한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서울 강남구 박영수 특검사무실에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자료사진
특검팀은 또 박 대통령과 최씨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공범으로 지목하며 박 대통령을 압박했다.

블랙리스트 운용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먼저 재판에 넘긴 김종덕(60·〃) 전 문체부 장관, 신동철(56·〃)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정관주(53·〃) 전 문체부 1차관의 공소장에도 박 대통령이 공범으로 기재된 바 있다. 최씨도 문화예술계 이권에 부당하게 개입할 목적에서 일부 문화예술인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가 공범으로 입건됐다.

김종덕 전 장관, 정관주 전 1차관, 김종(56) 전 2차관, 조윤선 전 장관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수사와 관련, 핵심 혐의자들에 대한 수사를 종결 짓고 의혹의 정점에 있는 박 대통령의 혐의는 오는 10일쯤 예정된 대통령 상대의 수사에서 규명할 방침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나와 무관하다’는 입장이어서 박 대통령 측과 특검팀 간 신경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이날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국가와 개인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474명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정부와 박 대통령, 김 전 실장, 조 전 장관을 상대로 1인당 100만원의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개인의 정치적 견해 등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는 이유로 김 전 실장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추가 고발할 예정이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