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2-14 03:00:00
기사수정 2017-02-13 16:41:04
한성백재博서 26일까지…‘고구려인의 삶과 얼’ 주제로
고구려 문화의 정신세계와 정교한 건축 공법, 고구려인의 담대한 기백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한성백제박물관(관장 이인숙)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동북아역사재단과 함께 오는 26일까지 특별전시실에서 ‘고구려 고분벽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고구려 벽화고분은 지금까지 120여기가 조사됐으며 4~7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중국 길림성 환인·집안지역과 북한의 평양 및 황해도 안악 지역에 집중 분포한다.
고구려 고분벽화는 고구려 문화의 정신세계와 정교한 건축 공법을 보여주고 있는 문화재로서 200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세계적인 문화유산이자 한민족의 위대한 문화유산이다.
지난 2015년 민화협은 한성백제박물관에 고구려 벽화고분 실물모형 5개와 모사도 60여점을 기증했다. 기증받은 실물모형과 모사도는 각각 2002년과 2004년 남북 문화교류사업의 일환으로 북한의 만수대창작사 등 전문 미술가 및 기술진 2000여명이 참여해 제작한 것이다.
고구려 고분벽화 사업은 당시 남북한 교류협력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자 남북한 학술교류사적으로도 의미가 컸다.
민화협은 남북 교류협력사업이 활기를 띠던 2000년대 초반에 민족의 동질성 회복과 화해협력을 위해 북한의 대표적인 역사유적을 소개하고, 직·간접적으로 체험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중 하나가 직접 가보기 어려운 고구려 벽화고분을 북한의 인민화가들이 직접 고분을 찾아가 벽화를 보고 제작한 실물모형과 모사도로 대신해 체험하게 하는 것이었다. 민화협은 국내에서 고구려 벽화고분 실물모형과 모사도의 전시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고구려 사람의 삶과 얼’을 주제로 안악3호분, 덕흥리벽화분 등 4~5세기 생활풍속도 중심의 벽화를 통해 1600년전 고구려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살펴본다. 또 덕화리 2호분, 진파리 1호분, 강서대묘 등 5세기말~7세기의 천문도, 사신도 중심의 벽화를 통해서는 고구려 사람들의 사상과 종교, 예술 등 정신세계를 조명한다.
전시 1부는 안악3호분, 덕흥리벽화분의 그림을 통해 고구려 사람의 삶을 전시한다. 무덤주인과 시종, 대규모 행렬, 사냥하고 씨름하는 모습 등 벽화는 그림과 글을 통해 고구려 사람의 일상생활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전시 2부는 고구려 사람의 얼을 느낄 수 있는 사상과 신앙에 대해 다룬다. 고구려 사람의 별자리 신앙부터 불교와 도교사상을 설명할 수 있는 여러 벽화를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고구려 고분의 건축구조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미니어처 모형과 유적 현장에서 벽화를 생생하게 관람하는 느낌이 들도록 실제크기의 벽화 모형이 설치된다. 또한 동북아역사재단이 구축한 디지털 3D 자료를 첨단 영상장비로써 구현한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통해 벽화고분을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 대해 “벽화가 그려진 고구려 무덤에는 고구려인의 삶과 소망이 투영돼 있다”며 “그림 속 모습은 고구려인들에게 현세 삶의 재현이자 내세의 소망이었으므로, 현대를 사는 우리가 고대 고구려인을 가장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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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흥리벽화분 행렬도와 고구려인의 악기 뿔나팔, 거문고, 소 등이 전시된 모습. |
아울러 “고구려인이 만든 삶과 죽음의 공간을 직접 체험하고 그 속에서 그림을 통해 역사적 상상력을 키우는 기회다”며 “고구려인의 생각과 감각을 그대로 마주할 수 있는 실물 크기의 모형, 정교한 기획력과 건축술을 실감할 수 있는 축소 모형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고구려인의 삶과 얼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시회 기간 중 총 4회에 걸쳐 고구려 고분벽화에 대한 전문가 초청강연회를 개최하고, 오는 2월23일(목)에는 한성백제박물관과 동북아역사재단이 공동으로 고구려 고분벽화 관련 학술회의도 개최할 계획이다. 전시 관람은 무료다.
김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