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독극물 '신경성 독가스 VX' 가능성 제기…日 NHK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물질이 "신경성 독가스인 VX일 가능성이 있다"고 16일 일본 공영 NHK가 복수의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보도했다.

NHK는 "복수의 한국 정부 관계자를 통해 김정남이 사망에 이른 상황 등으로 볼 때 암살에 사용된 것은 신경성 독가스로 보이며 맹독성의 '신경작용제 VX'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신경작용제 VX는 무색 혹은 옅은 갈색을 띠고 있으며 냄새가 없는 액체이다.

피부에 닿거나 들이마시면 몇 분 이내에 신경계통에 작용해 호흡이 멈추는 독성을 지니고 있다.

지난 1995년 옴진리교 신자들이 도쿄 지하철에 살포해 12명이 죽고 5500여명이 부상한 사린가스보다 독성이 몇배나 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NHK는 "옴진리교 신자가 1994년 VX를 이용해 오사카의 한 남성을 습격해 살해한 적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 형인 김정남은 지난 13일 오전 9시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제2국제공항에서 마카우행 여객기 탑승수속을 하던 중 독극물 공격을 받고 쓰러져 사망했다.

범행에 직접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베트남 여권을 가진 29세 여성과 인도네시아 여권을 지난 25세 여성이 각각 15일과 이날 체포됐다.

또 범행을 사주하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4명의 남성 중 인도네시아 여성의 남자친구로 알려진 말레이시아 남성도 이날 검거됐다.

한편 김정남 시신을 부검한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번 주말쯤 부검 결과와 함께 사용된 독극물 종류 등을 밝힐 예정이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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