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V-City' 사업자 사전 내정 의혹

모집 공고전에 특정업체와 협약/참여 업체들 “형식적 절차” 반발/시 “심사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 경기 시흥시가 추진 중인 1조2000억원 규모의 미래형 첨단 자동차클러스터 조성사업(V-City) 민간사업자 공모가 사전 내정 의혹에 휘말렸다.

16일 시흥시 등에 따르면 시는 정왕동 60번지 일원 개발제한구역 213만9000㎡ 부지에 1조20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신성장동력의 미래형 첨단 자동차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해 11월16일 민간사업자 모집을 공고했다.

같은 해 12월27일까지 사업참가의향서를 접수한 후 지난 15일까지 사업신청서 접수를 마감했다. 자격은 조성사업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 2개사 이상의 법인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이 공모에 A사를 비롯한 B, C 등 3개 업체가 사업신청서를 냈다. 시는 사업신청서를 마감하는 대로 20인 이내 관련 분야 전문가와 공무원으로 사업자선정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참여업체 가운데 A사가 민간사업자 공모 공고 5개월여 전인 지난해 6월 시와 V-City 조성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회사로 드러났다.

당시 협약을 통해 시는 해당 사업의 행정절차 등 제반 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A사는 실수요자이자 앵커 기업으로서 직접 투자와 투자자 유치 등 조성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공모에 참여한 다른 업체들은 시가 사전에 민간사업자를 선정하고 형식적인 공모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단독 참여가 불가능해 소위 바지업체를 끼워 입찰을 따내는 사례가 비일비재하지만 V-City 사업은 규모 자체가 다르다”며 “시가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민간사업자를 공모한 것은 사전에 특정업체를 내정해 놓고 형식적인 절차만 갖추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시측은 A사를 포함해 공정한 절차를 밟겠다고 밝힐 것임이 분명하다”면서 “하지만 업무협약(MOU)을 통해 이 사업 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투자자 유치까지 맡은 업체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만일 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업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사업 초기 A사 이외에는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아 이 업체와 MOU를 체결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10명 내외의 각계 전문심사위원을 공개추첨으로 선정할 예정이어서 심의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흥=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