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2-18 12:14:14
기사수정 2017-02-18 12:14:14
강철 말레이 주재 북한대사 한밤중 기습 회견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가 17일 밤 돌발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남 사인은 심장마비였다고 밝혔다.
강 대사는 이날 오후 11시 30분쯤(현지시간)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에 진을 치고 있는 세계 각국의 기자들 앞에 갑자기 모습을 나타내 준비해온 성명서를 영어로 읽었다. 그는 성명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람을 북한인인지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었다”고 공개하면서 “부검 반대 의견에도 말레이시아가 시신 부검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진행 중인 부검은 자신들의 허가나 참관 없이 이뤄진 인권침해라면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 대사관은 13일 김정남 사망 이후 입장표명을 요구해온 현지 언론에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이날 오후 9시 30분쯤 북한 대사관 불이 꺼지자 대사관 앞을 마지막까지 지키던 현지 언론사도 더이상 움직임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현장에서 철수했다. 강 대사의 회견은 그만큼 기습적이었던 셈이다. 강 대사는 별도의 질문은 받지 않고 성명서만 읽고 자리를 뜬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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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가 17일 밤(현지시간)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영안실 앞에서 성명을 발표했다. |
또한 한국이 최순실스캔들에서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지고 있는 국내 정치 물타기용으로 사건을 이용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펼쳤다. “남한 괴뢰 당국은 사상 최대의 정치적 스캔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음모로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대사는 또 강 대사는 말레이시아가 적대세력과 야합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을 참지 않을 것이며, 이 사건을 정치화하고 국제 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말레이시아경찰은 첫번째 부검에서 사인 결론을 내리지 못해 재부검을 하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쿠알라룸푸르=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