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둘러싼 부정적인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해당 기업의 제품 구매를 중단하자는 불매운동이 종종 벌어지지만, 그 실효성에 의구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적잖다.
이슈가 터졌을 때만 잠시뿐이고,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제품을 구매하는 형태가 반복되는 탓이다.
소비자 불매운동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면 대체 제품에 대한 구매운동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보통 소비자들은 특정 기업 또는 관계자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을 때 불매운동을 벌인다.
실제 국정 농단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의 제부가 운영하는 한 업체의 어린이 브랜드 제품을 대상으로 육아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된 바 있다.
해외 기업을 상대로도 마찬가지다. 최근 의류 제조·유통일괄형(SPA) 업체인 포에버21과 H&M 등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지도를 올려 논란이 일었고, 이에 격분한 국내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을 벌였다.
◆소비자 불매운동 정말 효과 있을까?
불매운동은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몇몇 소비자단체 등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계기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 옥시는 지난해 대형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업체에서 철수했다. 또 이 회사의 손 세정제와 표백제, 제습제 등은 수년간 1위 자리를 고수했지만 결국 다른 기업들에 자리를 내줘야 했다.
하지만 불매운동 대상 업체는 이슈가 터졌을 때 잠시 흔들렸을 뿐 그 타격이 오래가지는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순실씨 제부의 어린이 브랜드 제품은 지난해 10월 관련 보도가 처음 나온 뒤 11월 들어 매출이 떨어졌지만, 12월에는 다시 증가했다.
옥시 제품 역시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급감한 생활용품 매출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체제품 구매운동도 함께 추진해야
전문가들은 소비자 불매운동이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옥시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해, 관련 소비자까지 타깃으로 해 불매운동을 전개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다 보니 매출이 다시금 회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외국에서는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동시에 대체 제품의 구매운동을 벌이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따라 불매운동 대상 제품의 대체재가 마땅치 않아 결국 다시 해당 상품을 구입하게 된다는 게 유통업계의 전언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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