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2-22 14:56:33
기사수정 2017-02-22 14:56:32
"파인애플 피자, 금지는 못해요" 입장 밝혀
귀드니 요하네손(48) 아이슬란드 대통령이 파인애플 피자에 대한 취향을 밝혔다가 구설에 오르자 뒤늦게 한발 물러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요하네손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대통령이라고 해도 피자 위에 파인애플 올리는 것을 법으로 금지할 순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요하네손 대통령이 지난 17일 아이슬란드 북부의 한 고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나눈 대화에서 비롯했다. 학생들에게 여러 질문을 받은 그는 좋아하는 축구팀 등 개인적 취향을 솔직하게 밝혔는데, 그 중에 ‘피자 위에 얹힌 파인애플’도 포함됐다. 요하네손 대통령은 특히 “피자 위에 파인애플을 올리는 것을 정말 반대한다. 가능하면 법으로 금지시키고 싶을 정도”라고 농담을 섞어서 이야기했다.
학생들이 대통령에게 피자에 대한 질문을 한 것은 지난해 여름 딸과 함께 피자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사진이 공개된 때문이다. 당시 현지 언론은 “대통령이 참을성 있게 딸과 피자를 기다렸다”고 호평했다. 그는 임금인상을 거부하고, 연봉의 10%를 기부했다. 게이 퍼레이드에 참석하는 첫 아이슬란드 대통령으로서 지지율도 역대 최고다.
요하네손 대통령의 파인애플 피자 발언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급속도로 번져갔다. 대통령과 피자 취향이 비슷한 일부 SNS 이용자는 “대통령이 파인애플 피자를 법으로 금지하기로 했다”며 발언에 힘을 실어준 반면, “아무리 그래도 대통령이 파인애플 피자를 금지시키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결국 요하네손 대통령은 지난 21일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embaettiforseta/posts/764995766984279)에 “나는 파인애플을 정말 좋아하지만, 피자 위에 올라간 것만 싫어할 뿐”이라며 “아무리 대통령이지만 사람들이 피자 위에 파인애플을 얹어먹는 것을 금지시킬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게 그런 행동을 금지시킬 힘이 없는 게 천만다행”이라면서도 “사실 그런 권한을 갖고 싶지도 않고, 그런 나라에 살고 싶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요하네손 대통령은 “다른 건 모르겠고, 피자라면 ‘시푸드’를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이 글은 5000여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400여회 공유됐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