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2-22 14:14:54
기사수정 2017-02-22 16:11:42
한 직장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하늘을 누비는 중국인 모녀 스튜어디스가 화제다.
어머니는 30년 경력의 베테랑이며, 딸은 이제 3년을 채웠다. 과거 어머니의 잦은 비행으로 종종 떨어져야 했던 딸은 어릴 적 쌓지 못했던 모녀의 정을 뒤늦게나마 여객기에서 키워나가고 있다.
그런 딸을 보는 어머니는 대견하면서도 미안함에 가슴이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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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팡씨(오른쪽)는 1987년 중국 산시(山西)항공에 입사한 이래 30년간 스튜어디스로 근무해왔다. 현재 사무장 직급인 그는 이 항공사의 모든 여객기 기종을 타봤으며, 유니폼 변천사도 몸소 겪은 '살아있는 역사'로 불린다. 이제는 딸과 함께 하늘을 누비고 있다. 웨이팡씨가 딸 루씨와 함께 여객기 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국신문망 캡처. |
지난 21일(현지시간) 중국 인민망과 시나닷컴 등 외신들에 따르면 웨이팡씨는 1987년 산시(山西)항공에 입사한 이래 30년간 스튜어디스로 근무해왔다. 현재 사무장 직급인 그는 이 항공사의 모든 여객기 기종을 타봤으며, 유니폼 변천사를 몸소 겪은 '살아있는 역사'로 불린다.
산시항공은 2002년 신화(新華)항공, 시안(長安)항공과 함께 하이난(海南)항공에 흡수됐다. 이에 외신들은 웨이씨가 한 항공사의 산시 지사에서 근무 중이라고 전했다.
밖에서는 후배들이 존경하는 역사로 일컬어지지만, 웨이씨는 가족만 생각하면 코끝이 찡하다. 특히 딸 루씨에게 미안함이 크다. 과거 비행 때문에 자주 집을 비워 제대로 돌보지 못한 탓이다.
루씨는 어렸을 때는 그런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뒤늦게 속내를 털어놨다. 어째서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없었는지 몰랐다고 전했다. 학예회와 같은 학교 행사가 열릴 때면 어머니와 거의 함께하지 못해 쓸쓸함을 느꼈던 루씨는 그간 표현하지 못했던 서운함을 이제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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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팡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딸 루씨가 기내 승객에게 음료수를 건네고 있다. 중국신문망 캡처. |
모전자전 스튜어디스가 된 루씨는 이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자기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일과에 철저한 어머니의 전문성을 우러러보게 됐다고 덧붙인다.
웨이씨는 자기를 이해해준 가족에게 보답하려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씨는 “이제 스물다섯살밖에 안 된 제가 어떻게 엄마의 30년 스튜어디스 생활을 이해할 수 있겠어요”라며 “언젠가는 엄마처럼 훌륭한 승무원이 될 수 있으리라 믿어요”라고 말했다.
오늘도 모녀 스튜어디스는 여객기에 오른 승객들을 가족처럼 대하며 따뜻한 서비스 정신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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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을 마친 모녀 스튜어디스가 미니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웨이팡씨(왼쪽)와 루씨는 함께 퇴근하면서 환한 미소를 보였다. 중국신문망 캡처. |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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