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 구속해야" 정동욱 변호사 누구?

김기춘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공안과장 지낸 ‘공안통’ 검사 출신 / "70세 이상은 형집행정지 사유… 고령과 건강 악화 감안해 석방해야"
.
“지금 구속돼 법정에 있어야 할 사람은 김기춘 실장이 아니라 직권을 남용한 박영수 특별검사 측이 아닌가 한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나온 발언이다. 김 전 실장 변호를 맡고 있는 정동욱(68·사진) 변호사가 주인공이다. 김 전 실장은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블랙리스트)을 주도한 혐의 등으로 박영수 특검팀에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정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의 서석구, 김평우 변호사가 그랬던 것처럼 공판 시작과 동시에 특검과 재판부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특검이 수사할 수 없는 사람을 수사해 구속까지 시켰다”며 “명백한 위법수사”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지금 구속돼서 법정에 있을 사람은 김 전 실장이 아니라 직권을 남용한 특검 측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고 탄핵에 반대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박영수 특검 구속’이란 구호가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정 변호사는 “김 전 실장은 최순실이란 여자를 본 일도, 전화 한 번 한 적도 없다”며 “최순실 자신도 김기춘은 전혀 모른다고 여러 매체를 통해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해 김 전 실장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내가 최순실을 모른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한 것과 배치된다.

정 변호사는 김 전 실장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도 재판부에 호소했다. 그는 “나이 80이 다 된 분이 심장에 스텐트(심혈관 확장장치)를 8개나 박고 있다. 한 평 남짓한 방에서 추위에 떨고 있다”며 “잘못한 게 없는데도 구속됐다는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건강이 매우 나빠져 접견을 가도 만나기가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형사소송법상 만 70세 이상은 형집행정지 사유에 해당한다. 제가 현직에 있을 때는 간첩이나 살인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70세 넘은 사람은 구속한 적이 없다”며 “피고인의 건강을 생각해 재판을 진행해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충북 출신으로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72년 1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정 변호사는 1977년 부산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2003년까지 26년간 검찰에 재직했다. “블랙리스트는 죄가 안된다”고 주장한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대표적 ‘공안통’ 검사였다. 특히 김 전 실장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1988∼1990년 대검찰청 검찰연구관과 공안3·2·1과장을 차례로 지내며 총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했다.

김태훈·장혜진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