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새 29점 도난 문화재 등록

문화재청 “환수 명분 마련 위해 공개” / 의례용 도장 어보 47점 도난도 밝혀 문화재청은 일제가 약탈한 국새 3점을 비롯해 조선시대와 대한제국 시기에 만들어진 국새 29점을 최근 도난 문화재로 등록했다고 28일 밝혔다.

도난당한 국새는 ‘조선왕보’(朝鮮王寶)와 ‘조선국왕지인’(朝鮮國王之印), ‘위정이덕’(爲政以德) 등 조선시대 국새 10점을 비롯해 ‘대조선국보’(大朝鮮國寶)와 ‘명덕지보’(命德之寶) 등 개화기 국새 11점, ‘대한국새’와 ‘황제지새’(皇帝之璽) 등 대한제국 국새 8점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새가 사라진 문화재라는 것을 세계에 알리고, 향후 소재가 파악되면 찾아올 명분을 마련하기 위해 도난 사실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도난 사실이 공개된 국새 ‘조선왕보’(朝鮮王寶).
문화재청 제공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국새는 모두 7점으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을 제외한 4점은 2000년대 이후 국내로 돌아와 모두 보물로 지정됐다. 그중 ‘황제어새’(皇帝御璽, 제1618-1호)는 2008년 국립고궁박물관이 재미교포로부터 구입했고, ‘황제지보’(皇帝之寶, 제1618-2호)와 ‘유서지보’(諭書之寶, 제1618-3호), ‘준명지보’(濬明之寶, 제1618-4호)는 2014년 미국 정부가 돌려줬다. 성인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연구원은 “미국에서 4점을 환수했다는 사실로 봤을 때 국새 중 상당수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미국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며 “국새는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보물급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국새 29점과 함께 어보(御寶) 47점의 도난 사실도 밝혔다. 어보는 임금이 세상을 떠난 뒤 종묘에 안치하기 위해 만든 의례용 도장으로, 국새보다 크고 제작 기법이 덜 정교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도난 사실이 공개된 어보는 1408년 만들어진 ‘지인계운성문신무대왕지보’(至仁啓運聖文神武大王之寶)부터 1907년 완성된 ‘순명황후지보’(純明皇后之寶)까지 제작 시기가 다양하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