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2-28 21:12:41
기사수정 2017-02-28 21:12:41
문화재청 “환수 명분 마련 위해 공개” / 의례용 도장 어보 47점 도난도 밝혀
문화재청은 일제가 약탈한 국새 3점을 비롯해 조선시대와 대한제국 시기에 만들어진 국새 29점을 최근 도난 문화재로 등록했다고 28일 밝혔다.
도난당한 국새는 ‘조선왕보’(朝鮮王寶)와 ‘조선국왕지인’(朝鮮國王之印), ‘위정이덕’(爲政以德) 등 조선시대 국새 10점을 비롯해 ‘대조선국보’(大朝鮮國寶)와 ‘명덕지보’(命德之寶) 등 개화기 국새 11점, ‘대한국새’와 ‘황제지새’(皇帝之璽) 등 대한제국 국새 8점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새가 사라진 문화재라는 것을 세계에 알리고, 향후 소재가 파악되면 찾아올 명분을 마련하기 위해 도난 사실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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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난 사실이 공개된 국새 ‘조선왕보’(朝鮮王寶). 문화재청 제공 |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국새는 모두 7점으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을 제외한 4점은 2000년대 이후 국내로 돌아와 모두 보물로 지정됐다. 그중 ‘황제어새’(皇帝御璽, 제1618-1호)는 2008년 국립고궁박물관이 재미교포로부터 구입했고, ‘황제지보’(皇帝之寶, 제1618-2호)와 ‘유서지보’(諭書之寶, 제1618-3호), ‘준명지보’(濬明之寶, 제1618-4호)는 2014년 미국 정부가 돌려줬다. 성인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연구원은 “미국에서 4점을 환수했다는 사실로 봤을 때 국새 중 상당수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미국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며 “국새는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보물급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국새 29점과 함께 어보(御寶) 47점의 도난 사실도 밝혔다. 어보는 임금이 세상을 떠난 뒤 종묘에 안치하기 위해 만든 의례용 도장으로, 국새보다 크고 제작 기법이 덜 정교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도난 사실이 공개된 어보는 1408년 만들어진 ‘지인계운성문신무대왕지보’(至仁啓運聖文神武大王之寶)부터 1907년 완성된 ‘순명황후지보’(純明皇后之寶)까지 제작 시기가 다양하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