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압타밀' 공식 판매…국내 분유시장 영향은?

이마트 "강력한 유통채널 활용"…매대 진열 전략으로 판매 촉진
제품특성 고려시 단기 영향 제한적 전망 속 경쟁 심화 불가피
  
이마트가 공식 유통, 판매하기로 한 `압타밀`. 사진=이마트

다음달 1일 이른바 '강남분유'로 불리는 독일산 조제분유 '압타밀' 국내 정식 판매를 앞두고 국내 유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신생아수가 최근 4년새 16%가량 줄어들며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유명 브랜드의 가세로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유업계는 이미 압타밀이 해외 직접구매(직구) 등을 통해 국내 소비가 이뤄지고 있어 단기간 내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거라면서도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 3월부터 압타밀 정식 유통…온·오프라인 외 여타 채널도 계획

이마트는 최근 압타밀 제조사인 뉴트리시아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한국 내 유일한 공식 수입처 지위를 따냈다. 당장 다음달 1일부터 '압타밀 프로누트라(800g)' 1~3단계를 각 2만7900원에 전국 이마트 매장 및 SSG.COM 이마트몰에서 본격 판매한다.

압타밀은 국내 젊은 부모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해외 직구와 구매대행 등의 방식을 통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해외 직구 금액이 400억원(추정액) 수준임을 감안하면 압타밀의 비중이 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허위광고, 세슘 검출 등의 논란에도 압타밀의 국내 분유시장 점유율은 약 10%에 이른다.

그간 압타밀처럼 한국 법인 등을 갖추지 않은 해외 분유 브랜드는 문제 발생시 교환, 환불 등이 어렵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이마트는 자사가 공식 수입을 맡으면서 소비자 신뢰와 관련한 우려를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뉴트리시아도 전문 상담요원이 배치된 별도의 콜센터를 신설 운영하고, 한국 소비자를 위한 공식 웹사이트도 열기로 했다.

남구혁 이마트 가공식품담당 상무는 "이번 압타밀 분유 수입을 통해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편리하게 압타밀 분유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이마트 이외의 외부 유통 채널로의 판매 확대를 통해 소비자의 구매 편의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업계 경쟁 심화 가능성…"단기 영향은 제한적"

국내 분유업계는 압타밀의 국내 판매추이를 일단은 관망하겠다면서도 이마트가 압타밀을 공식 수입하기로 한 점이 달갑지만은 않다.

현재 국내 분유시장은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전체의 70%가량을 점하고 있다. 나머지는 롯데푸드, 일동후디스, LG생활건강 등의 업체들이 시장을 나눠갖는 구조다.

서울 시내 한 대형할인점의 분유 코너. 사진=오현승 기자
지금까지 설비투자에 뒤따르는 막대한 비용과 제조사 인지도 등이 높은 진입장벽 역할을 했는데, 외국계 분유의 국내 상륙은 국내 유업계로선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형할인점 매출 비중이 월등히 높은 분유제품의 소매유통 특성상 이마트가 수입 분유를 직접 유통하게 된 것도 껄끄러운 요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상반기 대형할인점의 판매 비중은 77.5%로 압도적이다. 체인슈퍼와 독립슈퍼의 비중은 각각 12.4%, 9.6%에 불과하다. 최근 젊은 부모들을 중심으로 온라인을 통한 분유구매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대형할인점에서 판매되는 비중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 2014년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각각 '반값 분유'를 콘셉트로 한 '프리미엄 스마트 분유', '귀한 산양분유'를 각각 내놓은 바 있다. 당시 대형마트들은 유업계가 병원이나 산후조리원에 쓰는 프로모션 비용과 대리점 관리비용을 없앴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이런 상황에서 이마트가 자사 유통채널을 활용해 압타밀 노출을 키워갈 가능성도 나온다. 국내 유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아이가 직접 먹는 제품이다보니 부모들이 직접 매장에 들러 구매하는 경향이 높다"며 "유통채널을 가진 이마트는 매대 진열 전략 등을 통해 자사가 직접 유통하는 압타밀의 판매를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압타밀이 국내 분유시장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압타밀은 직구나 구매대행을 통해 이미 알려진 브랜드"라면서 "압타밀 외 여러 수입 분유가 국내에 들어온 데다 국내 브랜드와 별다른 품질 차이가 없어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연구위원은 "분유 제품의 특성상 프로모션을 통해 단기간 매출을 늘리기엔 한계가 있다"면서도 "강력한 유통망을 가진 이마트가 압타밀의 판로를 넓혀나갈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향후 추세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