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주자 후원회 구성도 ‘3인3색’

자신의 철학·소신 반영/文, 회장직 오픈… 누구나 될 수 있어/安, 이세돌 등 청년 15명 공동회장/李, 소상공인 등 ‘흙수저’로 조직 여권의 지리멸렬로 ‘본선 같은 예선’을 뛰고 있는 야권 대선주자가 후원회 구성에서도 각자의 철학과 소신을 반영하며 뚜렷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은 ‘문재힘 위원회’라는 대선 경선 후원회를 2일 발족한다고 1일 밝혔다. 통상 명망 있는 원로가 후원회장을 맡는 관례와 달리 문재힘 위원회는 후원회장을 따로 두지 않는다. 대신 지지자 누구나 후원회장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문 전 대표 측은 설명했다. 문재힘위원회는 ‘건축가 정재임 가족’, ‘캘리그래퍼 이세나’ 등 후원회 참여자들이 주인공이 되는 ‘나는 문재힘이다’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소액 다수·십시일반 식의 후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文, 3·1절 만세삼창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운데)가 1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에서 어린이합창단과 함께 행진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문 전 대표 측은 현재 경선캠프 사무실 임대료 월세 800여만원 등 모든 행사 진행과 캠프 살림에 드는 비용을 문 전 대표 사재로 충당하고 있다. 이를 위해 문 전 대표는 법무법인 ‘부산’ 지분을 모두 처분했고, 자신의 저서에서 나오는 수익도 쏟아붓고 있다. 또 캠프 직원들은 거의 모두 무급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에 비해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세돌 9단을 비롯한 청년 15명을 후원회장으로 내세웠다. 젊은 도전자들이 안 지사와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해 ‘시대교체’에 도전하는 젊은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전략이다. 이 9단 외에도 전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아시아 총괄대표를 지낸 투자 사업가 샘리씨, 젊은 스타트업 기업인 권지훈씨, IT(정보기술) 기업 경영자 임현수씨, 패션잡지 경영자 유도연씨 등이 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安, 독립기념관서 할머니와 기념사진 안희정 충남지사(왼쪽)가 1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제98주년 3·1절 기념식을 마친 후 한 할머니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李, 무등산 산행 앞서 지지자에 인사말 이재명 성남시장(왼쪽 두 번째)이 1일 오전 광주 무등산 문빈정사 앞에서 산행에 앞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소년공 출신으로 ‘흙수저’로 출발한 자신의 인생 역정을 앞세우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청년과 해고노동자, 소상인과 농민, 장애인과 직장맘 등으로 공동후원회장단을 구성한 ‘흙수저 후원회’를 만들었다. 명망가 영입으로 경쟁하기보다는 노동자와 서민을 대변한다는 자신의 색깔을 살리며 선명성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이다. 상임 후원회장도 이 시장의 대표적인 성남시 정책인 ‘청년배당금’ 수혜 청년인 사회복지사 박수인씨가 맡는 등 약자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들이 맡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아직 당내 경선을 위한 후원회 구성은 하지 않고 있다. 후보 간 경선 규정 협상도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고 대선 국면이 본격화하면 경선 또는 본선을 준비할 후원회 구성을 검토할 것”이라며 “내부에서도 시기를 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인 안철수’ 후원회장은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인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