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에도 두동강 난 대한민국… 일촉즉발 '탄핵정국'

갈라진 광장 3·1절인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아래)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인근 광화문광장에는 박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모이고 있다.
하상윤 기.
순국선열의 독립 의지와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3·1절에도 서울 도심은 탄핵 찬반 세력으로 두 동강이 났다. 경찰 버스 대열로 이뤄진 ‘차벽’을 사이에 두고 ‘촛불집회’,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각각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탄핵 기각을 촉구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을 앞두고 고조되는 국론 분열 현장에 정치인들도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지도부,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등은 1일 오후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단 태극기를 들고 독립문까지 행진했다. 문 전 대표는 “지금도 많은 국민이 촛불을 들고 대한민국을 진정한 민주공화국으로 만들자고 외치고 있다”며 “정권교체를 통해 오랜 적폐를 청산하고 촛불 혁명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촛불혁명은 제2의 3·1운동”이라며 “끝까지 촛불혁명의 완수를 위해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열린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인용 만세!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해 밝게 웃고 있다.
서청원 윤상현 조원진 김진태 등 자유한국당 ‘친박근혜’ 의원들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대선주자들은 태극기 집회에 모습을 나타냈다. 김 전 지사는 연설에서 “9명의 재판관을 채우지 않고 박 대통령을 탄핵한다면 헌법재판소는 탄핵돼야 한다”며 탄핵 무효를 주장했다. 여야 정당과 대선 주자들은 입으로는 헌재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헌재 결정을 압박하는 데 급급한 모습이다. 탄핵 찬반 진영을 설득하기는커녕 세 대결에 편승해 국론 분열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남측 세종대로에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제15차 태극기 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탄핵 기각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진후 청와대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서상배 선임기자
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이재문기자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주최한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가 중심이 된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밤늦도록 도심 행진을 벌였다.

남상훈·이창수 기자 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