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3-02 21:15:31
기사수정 2017-03-02 22:12:07
호주머니 텅빈 이들에게 ‘쨍 하고 해 뜰 날 돌아온단다’ 희망 주려는 듯
“흐리고 비가 오는 날도 있겠죠. 하지만 어디 매일 그렇겠어요? 쨍 하고 해 뜰 날이 언젠가 꼭 오겠죠!”
2일 문을 연 서울회생법원(법원장 이경춘)이 SBS 전소영(27·사진) 기상캐스터를 홍보대사로 위촉해 눈길을 끈다. ‘쨍 하고 해 뜰 날 돌아온단다’는 가수 송대관의 노래처럼 비록 오늘은 날씨가 궂지만 내일은 화창하게 갤 것이란 희망을 담은 게 아닐까.
서울회생법원은 국내 최초다. 일반 국민은 물론 법조인에게도 생소한 회생법원은 가정법원, 행정법원, 특허법원에 이은 네번째 전문법원이다. 한마디로 호주머니 사정이 어려워 눈물을 머금고 개인회생이나 파산 철차를 밟지만 내일은 꼭 재기에 성공하고자 하는 열망에 불타는 이들을 위한 법원이다.
이날 개원식 사회는 법원 홍보대사인 전소영 캐스터가 맡았다. 마침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등으로 무겁기만 했던 겨울이 끝나고 회생과 희망의 계절 봄이 시작한 직후에 열려 전소영 캐스터가 더욱 주목을 받았다. 전소영 캐스터는 새하얀 상큼한 옷차림으로 ‘봄의 전령사’를 연상시켰다.
회생법원 도입의 필요성은 올해로부터 꼭 20년 전인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개입을 부른 외환위기 사태 이후 꾸준히 제기됐다. 회생·파산 사건이 급증하고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법원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기존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조직을 확대 개편해 만든 서울회생법원은 앞으로 회생·파산 사건을 보다 신속하게 처리해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에게 도움을 주고 구성원들의 전문성도 높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판사도 기존 파산부의 30명에서 35명으로 늘렸고, 채권 다툼을 정리하는 조사확정 전담 재판부를 설치했다.
‘봄의 전령’ 전소영 캐스터가 신행 법원 홍보에 발벗고 나섰으니 서울회생법원의 앞날은 쨍 하고 해 뜬 날처럼 밝지 않을까. 이날 개원식에는 양승태 대법원장, 권성동 국회 법사위원장, 최완주 서울고법원장,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강형주 서울중앙지법원장, 이창재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 박성재 서울고검장,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양 대법원장은 “서울회생법원이 다양한 종류의 도산사건에서 한층 더 수준 높고 전문화한 사법서비스를 신속히 제공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