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폭격’에 증시 출렁… 화장품·엔터주(株) 직격탄

롯데 등 中관련주 줄줄이 하락 지난해 7월 한·미 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공식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국방부와 롯데 간 사드 부지 교환계약이 체결됐다. 한반도 사드 배치를 가장 불편해하는 중국은 노골적으로, 혹은 은밀하게 중국 내 한국 기업들의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 중국 관련주 주가는 크게 출렁이고 있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연일 공격을 받고 있다. 한국 연예인의 중국 활동 금지,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 금지 등으로 관련 업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드 배치로 고전하고 있는 업종에 대해서는 ‘사드 리스크’가 해소될 때까지 당분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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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련주 주가 줄줄이 하락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사드 배치로 가장 많이 주가 타격을 입은 것은 화장품 업종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일 기준으로 지난해 7월8일 대비 43%가 떨어졌다. 사드 부지 교환계약 체결 이후에는 17.8% 하락률을 나타냈다. LG생활건강이나 코스맥스 등 주요 화장품 업체들의 주가도 최근 7개월 새 20∼30%씩 떨어졌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주가 하락도 못지않다. 국내 3대 엔터테인먼트사인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JYP Ent. 주가 하락률은 지난해 7월8일 이후 지난 3일까지 평균 -31.7%나 된다. 지난달 28일 이후 4거래일 만에 8.6% 이상 떨어진 것이다.

롯데그룹주는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롯데쇼핑·롯데푸드·롯데칠성·롯데제과 4개사의 주가는 지난 3일 기준으로 지난달 28일 대비 평균 5.7% 하락했다.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의 주가 하락률은 9%에 달한다. 주요 여행상장사인 모두투어, 하나투어, 인터파크는 지난해 7월 이후 평균 11.8%, 지난달 28일 이후 4.5% 주가가 하락했다. 면세점주인 호텔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평균 주가 하락률은 -22.7%다. 이는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중국 측의 사드 보복조치 우려가 반영된 탓이다.

지난달 통일연구원이 사드 관련 중국 측 보복성 조치를 분석한 결과 지난 7개월 동안 43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내 활동을 제한하는 ‘한한령(限韓令)’이다. 이 같은 조치로 엔터테인먼트사들의 매출이 많이 줄어들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중국 활동이 위축되면서 출연료 매출이 지난해 3분기 158억원에서 4분기 52억원으로 급감했다.

◆사드 보복 당분간 지속할 듯

문제는 중국 측 사드 보복조치 강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업계 피해가 심화할 것이란 점이다. 국내 사드 기지 건설을 위한 착공, 완성, 사드 시스템 배치 완료 등 사업 진행 단계에 따라 중국의 추가 제재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관련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랭한 상황에서 당분간 상승반전할 모멘텀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측 규제는 직접적 교역보다는 방송, 여행 등 서비스부문에 제한돼 있다. 자국 피해는 최소화하면서도 가장 강력한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대중국 수출이나 중국인 관광객 수는 아직 구체적인 수치로 피해가 드러나진 않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지난 1월 대중국 수출과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3.4%, 8.3% 증가했다. 그러나 화장품 등 제품에 대해 비관세 장벽이 강화되고 있고, 국내를 찾는 중국 방문자 수도 증가폭이 크게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정보기술(IT)이나 자동차 업종까지 우려가 확산되는 상황이다. 중국 언론들이 삼성과 현대를 거론하며 “이들 기업도 조만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는 점을 무시하기 어렵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측이 언론을 통해 반한 분위기를 확산할 경우 중국 내 한국 제품 판매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여론 악화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경록 삼성증권 연구원도 “엔터, 여행, 화장품은 향후 사드가 실제 착공돼 한·중 갈등이 최정점에 달할 시점에 저점이 출현할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 안보, 사회 전 분야로 중국의 보복조치가 추가로 강화된다면 피해 업종은 철강, 2차 전지, IT, 자동차로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