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가구 10곳 중 2곳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주담대 이용비율은 55~59세가 22.9%로 가장 높았다.
평균 대출잔액은 7613만원이었다.
8일 한국주택금융공사의 '2016년 주택연금 수요실태조사'에 따르면 노년가구의 주담대 이용 비율은 16.2%였다.
이번 조사는 작년 6월27일~8월12일 주택을 소유한 일반노년 3000가구, 주택연금에 가입한 6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령대는 55∼84세였다.
◆55~59세 주담대 가장 많이 이용
노년층 가운데 주담대 이용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55~59세였다. 22.9%가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 60~64세(19.6%)와 65~69세(14.3%) 등 60세의 주담대 이용 비율도 1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80세 이상은 5.6%로, 비율이 가장 낮았다.
주담대 잔액은 4000만원 이상~6000만원 미만이 25.3%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00만원 이상~4000만원 미만(22.4%), 1억원 이상~2억원 미만(19.3%), 6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15.6%), 2000만원 미만(9.0%), 2억원 이상(8.4%) 등의 순이었다.
노년 가구의 절반 정도는 보유 중인 주택 가격을 4억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6억원 이상은 25.5%, 4억원 이상~6억원 미만은 21.9%였다.
이번 조사 결과 55~59세, 보유주택이 4억원 이상인 노년가구가 가장 활발하게 주담대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년층 4명 중 1명 "자식에게 집 안 물려줄 것"
노년가구 4곳 중 1곳은 자식에게 집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주택 비상속 의향은 2008년 12%에서 지난해 25%로 확산, 8년새 배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비상속 의향은 높아졌는데, 신세대 노년층의 경제적 자립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노년층 가운데 주택연금에 가입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가구는 가장 큰 이유(복수응답 기준)로 '자녀들에게 생활비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아서'(89.8%)를 꼽았다.
'노후 생활에 필요한 돈을 준비할 다른 방법이 없어서'(69.1%), '노후에 조금 더 풍족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62%)라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노년층의 77%는 주택연금 가입 예상 시 의논 대상으로 배우자를 택했고, 아들(29.5%)과 딸(16.5%)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노년가구 월평균수입 179만원 vs 희망수입 281만원
노년가구의 37%는 월 수입이 희망에 비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들 가구의 월평균 수입은 179만원, 희망액은 281만원으로 102만원의 격차가 났다.
현재 보유 중인 평균 자산은 3억9000만원인데 비해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5억7000만원은 있어야 한다고 답해 역시 1억8000만원의 ‘갭'(gap)이 드러났다.
이들의 보유자산 가운데 금융자산은 5190만원으로 약 13.2%에 불과했고, 대부분인 3억4100만원은 주택 등 실물자산에 쏠려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택금융공사 측은 "노년가구의 또다른 특징은 연령이 높을수록 은퇴시기를 더 멀리 예상한다는 점"이라며 "일반 노년가구는 평균적으로 69세를 은퇴 연령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조사 결과 일반 노년가구의 은퇴 준비 시작 연령은 평균 48세로 늦고, 50대부터 은퇴 준비를 시작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44.4%로 연령대 중 가장 높다"며 "은퇴 준비가 부실한 노년층이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월 지급금을 받아 생활비 부족의 압박을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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