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예상됐던 일” 담담했지만… 온종일 긴급회의

관련 정책 점검·업무 만전 지시 / 미래부 ‘특별 공직기강주의보’ / “부처별 물밑 로비 치열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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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파면 소식에 관가는 대체로 담담했다. “예상됐던 일”이라는 반응 속에 별다른 동요는 없었다. 다만 조기 대선 실시에 따라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 정부의 조직개편 향배에는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부 부처 수장들은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 사태에 따른 돌발 상황에 대비해 부처별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현안을 챙기고, 내부 기강을 다잡는 데 주력했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비상이 걸린 정부세종청사의 경제 부처들은 10일 잇따라 대책회의를 열어 주요한 경제정책의 차질없는 추진을 다짐했다.

경제부처 수장 격인 기획재정부는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안 인용 결정이 난 이날 오후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경제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회의에서 “새 정부 출범을 대비해 원활한 인수인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경제정책은 지금까지 그랬듯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운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3대 국제신용평가사에 한국경제 시스템의 안정성을 강조하는 부총리 명의 서한을 발송했다”며 “외국인 투자자 등이 불필요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원활한 소통으로 신인도 유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0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자부 직원들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생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선임기자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긴급 1급 간부회의를 열고 실물경제를 점검했다. 1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실물경제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해 수출 및 외국인투자 동향과 산업 활동, 통상 문제 등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도 긴밀한 움직임을 보였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박 전 대통령 파면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오전 11시 30분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지금 엄중한 시기이므로 비상근무체제하에 공직자가 중심을 잡고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업무를 추진해 나가고 특히 공직윤리 준수, 정치적 중립 등 공직기강 확립에도 각별히 유념해 줄 것”을 지시했다. 미래부 감사관실은 장관 지시가 있은 직후 이날부터 ‘미래부 공직자 특별 공직기강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헌재의 탄핵 인용 발표 직후 전 직원을 대상으로 보낸 전문에서 “현 시국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해 흔들림 없이 맡은 바 본연의 역할과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면서 절제되고 신중한 언행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최순실 게이트’의 중심에 섰던 문화체육관광부는 송수근 장관직무대행(제1차관) 주재로 차관·실장급 간부회의를 열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실국장회의를 열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교육정책이 흔들림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각자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서울청사에서는 이날 오전 탄핵 인용이 확정되는 순간 이곳저곳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이후 헌재 결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행정자치부는 전국 17개 시·도 부단체장에게 공직기강 확립 및 비상근무태세 유지 등을 지시했다.

세종=이천종 기자, 송민섭·이정우·송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