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차례 걸쳐 1529만명 ‘촛불’ 들어

숫자로 본 촛불집회 / 포털 게시 관련뉴스 9만3523개 / 동원된 경찰 연인원 31만6100명
지난해 10월29일 처음 불붙은 ‘촛불’은 당초 예상을 깨고 장장 133일에 걸쳐 불타오르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정국을 주도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되는 촛불집회를 숫자로 되짚어 봤다.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는 역대 어떤 집회보다 많은 국민이 참여했다. 집회 주최 측에 따르면 19차례에 걸쳐 시민 1529만명이 촛불을 들었다. 12월3일 6차 촛불집회엔 232만명이 참가했는데, 이는 40여만명이 나선 것으로 알려진 1987년 6·10항쟁과 2008년 광우병 집회(최대 전국 100만명)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규모였다. 이날 시위인원은 보수적으로 집계하는 경찰 추산으로도 43만명이나 됐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각종 비리가 드러난 데에는 언론의 역할이 상당했다고 평가된다. 신문·방송 등 언론의 특종경쟁과 촛불집회 보도는 촛불 확산의 동력이 됐다. 1차 촛불집회 이후 10일까지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촛불집회 뉴스는 모두 9만3523개였다.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4∼8월) 3만4296개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언론의 관심도 압도적이었다. 

촛불집회에선 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앞 100m 행진이 허용되고, 친박 성향 보수단체의 대규모 ‘맞불집회’에 경찰도 초긴장 상태였다. 경찰은 1차 때 60개 중대 4800명의 병력을 배치한 이후 매 집회마다 180∼270개 중대 2만여명 안팎의 병력을 배치했다. 촛불집회 관리에 나선 경찰만 연인원 31만6100여명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단체의 막판 결집도 촛불이 사그라지지 않게 한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각각 탄핵 찬성과 반대진영을 상징한 ‘촛불’과 ‘태극기’는 주말마다 서울 도심에서 500m 거리를 사이에 두고 맞섰다. 특히 탄핵반대 단체들은 헌재의 탄핵 선고가 임박할수록 극단적인 언사 등으로 헌재와 특검을 비난하며 탄핵 불복 움직임을 고조시켰다. 3·1절과 지난 4일 주말집회에선 서울시민 절반에 해당하는 500만명이 집회에 참가했다고 주장하며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