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모으는 ‘비문연대’·동력 얻는 ‘개헌열차’… 文 대세론 흔드나

김종인, 탈당 후 연일 ‘광폭행보’
인명진·윤여준과 조찬회동 가져
민주 뺀 3당 ‘대선 전 개헌’ 착수
이번주 특위 실무작업 나서기로
이철우 “3월 발의·5월 투표 목표”
박근혜 대통령 파면으로 본격적인 조기대선 정국에 돌입하며 ‘문재인 대세론’에 맞선 ‘비문(비문재인) 연대’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의 ‘비패권 제3지대 빅텐트’ 구상이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의 공동 개헌안 도출 시도와 맞물리면서, 대선을 겨냥한 ‘개헌 연대’가 세력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을 탈당하며 개헌 연대의 핵으로 떠오른 김종인 전 대표는 11일 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의 멘토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에 이어 12일에는 한국당 내 대표적 비박(비박근혜)계 중진인 나경원 의원과 조찬회동을 갖고 개헌 논의를 이어갔다.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금주 초 국회 개헌특별위원회를 통해 ‘대선 전 개헌’을 위한 실무작업에 착수한다. 당초 3당 단일안을 도출할 예정이었던 이들은 민주당 내 비문 의원까지 끌어들여 개헌안 국회 의결 요건(200명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위 한국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이날 언론 통화에서 “(13∼15일 열리는 개헌 특위에서) 결판을 내려고 한다”며 “3월 중 헌법개정안을 발의하고, 5월 대선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같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왼쪽부터)이 11일 서울 시내 한 호텔 식당에서 비공개 조찬회동을 한 뒤 식당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3당과 민주당 내 비문 세력의 개헌 연대는 차기 대선의 마지막 변수로 꼽히는 제3지대 빅텐트 논의와 무관치 않다. ‘대선 전 개헌’은 지지도 1위를 달리는 문 전 대표와 민주당의 정권교체론에 맞서기 위해 나머지 정당이 힘을 합칠 명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도 연일 여야 인사를 만나는 광폭 행보로 개헌 연대에 불을 지피고 있다. 탈당을 선언한 지난 7일부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남 지사와 차례로 회동했다. 11일 인 위원장을 만난 것을 두고는 김 전 대표가 기존의 ‘비패권 빅텐트’ 입장에서 한국당까지 가세한 ‘비문 연대’를 구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친박(친박근혜) 세력과 연대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날 통화에서 “김 전 대표에게 ‘왜 인 위원장과 만났느냐’ 물었더니, (김 전 대표가) ‘윤 전 장관을 증인으로 불렀다’고 답했다”며 “만남 이후 회동 내용과 다른 말이 나올 것을 막기 위해 소위 ‘알리바이’를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13일 원외 정당인 ‘우리미래’ 주최로 진보성향 연예인으로 알려진 김제동씨와 경제정책 토론을 가지며 광폭 행보를 이어간다.

김 전 대표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그의 대선 출마를 점치는 가운데 이날 공표된 연합뉴스·KBS·코리아리서치의 여론조사(11·12일 조사, 중앙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김 전 대표는 1.2%의 지지율을 얻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김 전 대표의 탈당과 개헌 연대 구상이 정치권에 미치는 파급력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63.2%로, 파급력이 클 것이라는 응답(23.1%)의 3배 가까운 비율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