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바퀴벌레 암컷 3마리면 수컷 없이 번식 가능하다"

혐오 대상인 바퀴벌레가 수컷 없이 단위생식(처녀생식)으로 번식한 사례가 연구 결과 확인됐다.

13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홋카이도대 연구팀이 일본에 분포하는 바퀴벌레의 생식을 지난 3년간 추적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연구팀은 실험을 위해 암수 한 쌍과 암컷 1마리, 암컷 2~10마리의 무리를 각각 상자에 넣고, 바퀴가 알을 배는 기간인 2주 단위로 비교 관찰을 반복하면서 미수정란 생식 여부를 살펴봤다.

그 결과 암수 한 쌍은 정상 번식했으며, 암컷 1마리만 있을 때는 알을 배지 못했다.

암컷 3마리가 든 상자의 바퀴는 평균 10일쯤 지나 미수정란이 생성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암컷만 15마리 이상인 상자에서는 처녀생식을 통해 암컷만으로 구성된 집단을 무려 3년간이나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퀴는 단 한 번의 교미로도 여러 차례 수정란을 생산할 수 있으며, 무성생식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험을 통해 확인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를 이끈 이 대학의 니시노 히로시 신경행동학과 교수는 “바퀴가 종족을 유지하기 위해 집단 단위생식으로 번식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촉각(더듬이)을 떼면 단위생식이 늦어졌는데, 다른 암컷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단위생식은 수정 없이 암컷만으로 개체를 증식하는 것을 뜻하며, 처녀생식 또는 단성생식이라고도 한다.

자연계에서는 벌과 진딧물, 물벼룩 등 곤충이나 어류에서 관찰되는데, 꿀벌은 미수정란으로도 개체가 발생한다.

연구 결과는 이날 동물학 전문지에  게재됐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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