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지도부 ‘대선 전 개헌’ 한 발 빼기

박지원 “물리적으로 어려워” / 개헌 연계 ‘빅텐트’ 동력 약화 빅텐트의 한 축인 국민의당 대선 주자와 지도부가 ‘대선 전 개헌’에서 한 발 빼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가 추진하는 개헌 연계 빅텐트 논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지원 대표는 13일 라디오방송에서 “개헌 필요성은 굉장히 대두되고 있지만 60일 대선 정국에서 개헌이 합의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대선 전 개헌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선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것이지 개헌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안철수 전 대표가 제안한 대로 대통령 후보가 (개헌) 공약을 내놓고 그 안을 대선 후에 만들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를 통해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처음부터 대선 전 개헌에 부정적이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왼쪽)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대선후보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힌 박주선 국회부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남정탁 기자
개헌 연대에 적극적인 손학규 전 대표 역시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개헌 시기를 ‘2018년 지방선거’라고 말했다. 대선까지 약 60일 동안 개헌문제를 논의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이다.

현재도 상당수 중진 의원들은 여전히 개헌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황주홍 최고위원은 이날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반패권, 개헌연대 노력과 시도의 불씨가 사그라들지 않도록 당에서 적극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이 대선 전 개헌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빅텐트 동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정당 대선주자들도 개헌에 대한 입장이 제각각이어서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점도 개헌 연계 빅텐트 논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반대하는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3년)에 대해선 박 대표와 손 전 대표가 찬성했지만, 안 전 대표가 적극적이지 않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대선 전 개헌에 소극적이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