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非패권 빅텐트’ 구축 속도

16일 남경필·정의화 등과 회동 / 文 겨냥 “패권정치가 혁신인가” / 김종인계, 안희정 지지 잇따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가 16일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을 제외한 제3지대 대선주자들의 ‘원탁회의’를 추진 중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김 전 대표가 차기 대선에서 ‘문재인·민주당 대세론’에 맞설 ‘비문(비문재인) 연대’를 꾸려 본격적인 ‘판 흔들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대표가 추진하는 16일 조찬 회동에는 국민의당 손학규 전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초청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회동 추진 배경에 대해 “국가 위기 상황에서 통합을 위한 원탁회의나 비상시국회의 성격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대선이 코앞인 만큼 이번 회동은 김 전 대표가 지금껏 광폭 행보를 보이며 구상한 ‘비패권 빅텐트’의 윤곽을 드러내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앞서 손 전 대표, 유 의원, 남 지사와 각각 만나 개헌 등을 논의했고, 15일에는 정 전 총리와 손 전 대표의 조찬 회동을 가진다. 이들 모두 문재인 대세론에 눌려 지지율이 미미한 만큼 총집합 격인 16일 회동에서는 자연스레 세 규합 논의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이들 중 유 의원과 손 전 대표가 선약 때문에 참석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차후를 기약할 가능성 또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 ‘김종인계’ 의원들은 속속 안희정 캠프에 합류하거나 지지를 보내면서 문 전 대표 견제에 나서고 있다. 김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박용진 의원은 이날 안 지사에게 김 전 대표의 트레이드마크인 경제민주화, 개헌 등을 실현해 달라고 당부하며 지지를 선언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국민대 정치대학원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가 자신의 탈당 이유를 ‘혁신에 반대해서’라고 한 것을 두고 “패권정치하는 게 혁신인가”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동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