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오징어의 전국 연애고민자랑’은 세계일보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1화: 유부남의 진심을 확인하는 멘트>
나이 서른다섯에 만나는 남자가 생겼는데요.
자상하고 능력 있고 여자 마음도 잘 아는 완벽한 사람이에요. 근데 한 가지 문제가 좀 있는데 그 사람이 유부남이에요. 그래서 아직 주변에 연애 중이라고 당당히 밝히지는 못했어요.
그 사람은 결혼한 지 꽤 됐는데, 아내와 사이가 좋지 않아요. 들어보면 아내에게 정말 문제가 많더라고요. 지금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 아내에게 말을 못했는데, 그 일만 끝내고 나면 아내와도 이혼할 거라고 해요. 그리고 저와 함께하자고 하네요. 전 그 사람을 믿어요.
그런데 제 상황을 아는 아주 친한 친구 몇 명이 반대를 해요. 만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전 제 사랑에 대한 확신이 있어요. 그런데도 주변에서 난리를 치니 마음이 복잡합니다. 그냥 사랑을 선택할까요? 아니면 친구들의 말을 들어야 할까요?
당신 이름을 몰라서 그러는데, 그냥 가명으로 '민희씨'라고 부를게.
민희씨! 연애지상주의적 입장에서 사랑에는 금기가 없다는 말에 공감해. 누구나 어떤 사랑이든 선택할 자유가 있고, 그 사랑에 대한 책임도 본인이 지는 거니까.
다만, 축복받지 못하는 사랑 이야기는 참 슬프지.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그 때문에 서로가 더 애틋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 이 세상에 오직 우리 둘밖에 이해 못 하는 사랑을 하고 있는 그 느낌. 안타깝고 불편하면서도 한편으론 그런 '미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네.
만약 내가 여자인데, 괜찮은 유부남이 질척거린다면 먼저 그의 달콤한 말과 행동이 진심인지 확인할 거야. 나라면 이렇게 물어보겠어.
"지금 오빠가 나한테 한 말들 내가 언니한테 전화해서 말해도 괜찮아?"
영화감독(?) 급 남자가 아니라면 성욕마저 싹 사라질 거야.
남자는 멀티는 해도, 본진을 버리는 경우는 드물거든. 이 말을 듣고도 흔들림이 없는 남자라면 내가 뭐 할 말이 없네. 그저 같은 여자 입장에서 지금 아내에게 위자료라도 확실하게 주라고 해. 사랑 뒤에 숨어 비겁하게 굴지 말고. 당신도 그런 사랑을 얻었으면 뭔가는 포기해야지.
친한 친구들 걱정도 이해가 돼. 결혼 10년 차 남자 입장에서 조언하자면 나한테 달콤한 남자는 다른 여자에게도 달콤한 법이야.
특히 조강지처 두고 바람 피우는 남자는 더 조심할 필요가 있어. 무엇이든 한 번은 어렵지만 두 번째부터는 쉬운 법이야.
바람 피우는 것도 그렇고, 자기합리화도 마찬가지지. 지금 사랑이 진짜일지라도 이 사랑이 마지막 사랑일 거라는 확신도 하지 않길 바라. 지금 아내를 버리고 당신에게 헌신하는 그도 처음 아내랑 결혼했을 때는 지금 당신에게 하는 것만큼 달콤한 남자였을 거야.
마지막으로 어쩌면 당신이 불쌍하게 생각하는 그 여자가 당신의 미래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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