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서 매장문화재 도굴…밀거래 노린 일당 9명 덜미

서해안 갯벌에 매장된 문화재를 도굴해 밀거래하려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경찰청 수사과 해양범죄수사계는 16일 갯벌에 매장된 고려시대 청자 등 도자기를 도굴한 혐의(매장 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48)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이 도굴한 문화재를 유통하려 한 이모(51)씨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하고 보관중이던 매장문화재 9점을 모두 압수했다.

김씨 등은 2015년 11월부터 2개월 동안 충남 태안군 앞바다 갯벌에 매장된 고려청자 등 도자기 9점을 몰래 캐내 서울, 대전, 호남 등 일대를 돌며 밀거래를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훔친 도자기는 국보급 문화재는 아니지만, 고려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유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 김씨 등은 태안 앞바다에서 10여년간 조업을 하면서 익힌 바닷속 지리에 익숙한 점을 이용해 썰물 때 갯벌에 들어가 바닥을 일일이 파내는 수법으로 문화재를 도굴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도굴한 도자기를 건네받은 이씨 등은 자금력이 있는 이들을 찾아 다니며 발굴한 도자기를 보여주거나 사진을 전송하는 방식으로 밀거래를 타진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또 같은 해 6월과 7월에도 충남 보령시 외연도 인근과 전북 군산시 옥도면 개야도 인근 해저에서 매장문화재를 도굴하기 위해 잠수장비와 탐지기를 이용해 탐색했으나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도자기를 담보로 도굴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려는 이들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벌여 이들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된 이들 외에도 서해안 일대에서 해양문화재를 전문적으로 도굴하는 일당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4년부터 현재까지 3년여 동안 전북에서 문화재 관련법을 위반한 사범은 총 19명(10건)으로 조사됐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