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3-17 03:00:00
기사수정 2017-03-16 19:31:31
무주·진안·장수 1단계 도입/친환경 농산물 13개 품목/지자체 간 분담 기획 재배/3개 군 초중고 교차 공급/농가 소득 증진 효과 기대
최근 학교급식 재료로 인기를 끌고 있는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자 조직들이 공동생산해 공급하는 방식이 전북에서 처음으로 시행된다. 지역별로 우수 농산물을 집중 생산해 지방자치단체 간 경계를 넘어 상호 교차 공급하는 방식이다. 친환경 농산물의 수급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지 주목된다.
전북도는 도교육청·지자체와 함께 전북 동부산악권인 진안·무주·장수지역 초·중·고교 급식에 친환경 농산물을 원활하게 공급하고자 공동기획생산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역별 학교급식센터에서 품목별 수요량을 파악한 뒤 해당 작물의 농사가 상대적으로 잘 되는 지역에서 대규모 생산·공급하는 방식이다. 무주에서는 지역의 대표적 농특산품인 사과를, 장수와 진안에서는 감자와 고구마, 표고·팽이버섯, 오이 등을 분담하기로 했다.
이들 3개 군은 학교급식에 주로 공급되는 친환경농산물 100여개 품목 가운데 상호 분담할 수 있는 13개 품목을 우선 선정해 공동생산하기로 했다. 공급은 다음달부터 콩나물과 팽이버섯, 시금치, 대파, 고구마, 감자, 사과 등 품목을 대상으로 시작한다. 향후 학교급식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45개 품목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전북도가 이처럼 학교급식 재료 공동공급에 나선 이유는 이들 3개 군 지역 초·중·고교 학생 수가 총 7000여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수요가 적다 보니 대규모 학교급식을 위한 친환경농산물 생산농가를 조직화하는 데 한계가 있어 식재료 대부분을 외부 도시지역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 각 지역에서 생산된 학교급식용 친환경농산물 공급량은 지난해 1억1900여만원이었다. 이는 전체 친환경급식 집행 예산 3억6600만원의 32.5% 수준에 불과해 지역농가 소득 증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전북도는 분기별·품목별로 공동 적정가격을 적용하고, 군과 급식센터, 학교가 참여하는 ‘학교급식 운영협의회’를 조직해 동부권 친환경급식 재료 수급에 만족도를 높이기로 했다. 또 이들 지역의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이 권역화하면 2단계로 인접한 임실군과 남원시를 추가하고, 3단계로는 고창·순창군까지 확대한다.
전북도 관계자는 “학교급식에 필요한 친환경농산물을 해당 지역에서 품목별로 나눠 집중 생산하고 공급하면 급식예산이 각 지역 농업인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계획적인 생산에 따른 원활한 수급조절과 운송비 절감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