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3-16 17:40:14
기사수정 2017-03-16 19: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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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일본 시가현 요우카이치에서 '목욕탕 미팅'이 열렸다. 다만 사진과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
지난해 일본에서는 얼굴을 가린 채 인연을 찾는 '마스크 맞선'이 호응을 얻었는데, 이번에는 목욕탕에서 짝짓기 이벤트가 열려 미혼 남녀를 '심쿵'하게 했다. 커플로 맺어진 비율은 여성 기준 40%에 달해 비교적 높은 성공률을 자랑했다.
16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12일 시가현 요우카이치의 한 목욕탕에서 남성 7명과 여성 5명이 참여한 미팅이 성황리 개최됐다.
목욕탕 미팅이라고 괜한 오해는 금물이다. 남녀 혼욕이 아닌 남성은 남탕, 여성은 여탕에 각각 머문 채 진행됐다. 상대 목소리만 듣고 서로 알아가는 독특한 방식의 미팅이다. 일본 대중탕은 남탕과 여탕 사이 벽 위쪽이 뚫려 있다. 가끔 이곳을 통해 목욕용품이 날아들어와 주의가 요구된다.
이번 미팅은 과거 나라시대 궁중 행사를 일부 재현한 것으로, 그 기원은 역사서 '만엽집'에 기록되어 있다고 전해졌다. 당시에는 시조를 읊어 상대의 지성이나 됨됨이를 파악했다고 한다.
미팅을 마련한 프로듀서 무츠 사토시는 "연봉이나 외모 등 눈에 보이는 것으로 상대를 평가하지 말고, 대화로 상대의 생각이나 인성 등을 느끼는 감각적인 만남을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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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일본 시가현 요우카이치에서 열린 '목욕탕 미팅'에 참석한 남성 7명이 남탕에서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다. 이웃한 여탕을 가로막은 벽 위로 대화하며 상대를 알아간다. |
한편 이날 2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커플이 된 20대 남성은 "내면을 중시한 여성과 만날 수 있어 즐거웠다"며 "면접을 보는 듯한 맞선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색다른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마이니치신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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