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팩트체킹-진실을 여는 문 외

팩트체킹-진실을 여는 문(정재철 지음, 책담)
=진실과 거짓이 뒤범벅되고 가짜 뉴스(페이크 뉴스)가 범람하는 탈진실의 시대에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일선 현장 기자인 저자는 전 세계 팩트체커(사실검증 전문가)들과 직접 교류하면서 수집한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팩트체킹이 끼친 영향과 한계, 팩트체킹 저널리즘 등을 조명했다. 국내 언론에 대한 성찰과 기자로서의 자기반성도 함께 담았다.

국가가 할 일은 무엇인가(이헌재 등 지음, 메디치미디어)=민간 싱크탱크 여시재의 이사장인 이헌재 전 부총리는 이원재 여시재 기획이사와의 대담 형식의 책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데 대해 “어떻게 보면 한국사회에는 축복”이라고 규정한다. 세습사회의 위험, 재벌에게 부가 집중되는 위험,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위험이 커지기 전에 곪아터졌기 때문이란 관점이다.

핀치의 부리(조너선 와이너 지음, 동아시아)=‘진화론의 아버지’ 찰스 다윈은 갈라파고스 군도에서 참새와 비슷한 새 ‘핀치’를 발견했다. 핀치는 모두 13종이 서식하는데 이들은 생활방식에 따라 각각 부리 모양이 다르다. 미국 프린스턴대의 진화생물학자였던 피터와 로즈마리 그랜트 부부는 갈라파고스군도의 대프니 메이저섬에서 생활하는 핀치들의 부리가 다른 이유를 찾기 위해 1974년부터 20여년간 섬을 찾아 1만8000여마리 핀치를 관찰했다.

그래, 나는 연필이다(박지현 지음, 퓨처미디어)=연필의 잊힌 과거와 현재를 조명함으로써 숨겨진 가치를 재발견한다. 연필의 역사가 시작된 건 다빈치가 세상을 떠나고 반세기가 지난 1560년께 영국 컴브리아주 보로우델에서 한 양치기가 흑연을 발견하면서다. 무기와 금속 가공에도 쓰이는 흑연은 한때 금만큼 가치 있는 광물로 취급됐고, 연필 역시 예술가와 공학자의 영감을 끌어내는 귀중한 물건으로 여겨졌다.

자본주의의 역사(위르겐 코카 지음, 북캠퍼스)=근대 초기 시작된 자본주의의 형성과 발전부터 19∼20세기 자본주의의 세계적 확산에 이르기까지 상업자본주의·산업자본주의·금융자본주의의 역사를 짚고 그 과정에서 나타난 노동과 생활의 변화를 설명한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변화 역사를 돌아보며 자본주의의 변동 가능성에 주목한다. 정치적, 시민사회적 수단들이 충분히 강하고 결정적이기만 하다면 자본주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역사가 보여준다는 것이다.

드러내지 않기(피에르 자위 지음, 위고)=현대사회는 ‘드러냄’을 부추긴다. 사람들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트위터를 통해 사생활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 동시에 감시카메라가 일상화된 사회에서는 숨을 곳도 없다. 프랑스 철학자 피에르 자위는 이러한 현대사회에 대한 저항으로 ‘드러내지 않기’(discretion)라는 기술을 제안한다.

각시탈(허영만 지음, 만화주의)=허영만 화백의 초기 대표작 만화 ‘각시탈’을 비롯해 1974∼1975년 발행된 허 화백의 작품 세 점이 초판본 원형을 살려 다시 출간됐다. ‘각시탈’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주인공 김인이 각시탈을 쓰고 맨주먹과 태권도로 일본 앞잡이와 순사들을 혼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주인공이 민족의 편에 서서 일본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로 변모하고 주인공의 이름도 바뀐다.

떡이요! 떡! 내 동생 돌떡이요!(이향안 글, 이영림 그림, 현암주니어)=오늘은 해솔이 동생 달이의 돌날. 떡 좋아하는 해솔이는 가족끼리 먹기도 아까운 떡을 이웃에 돌리자는 아빠 말에 심통이 난다. 떡을 잔뜩 들고 골목에 나간 해솔이는 속상한 마음에 고함만 냅다 질러댄다. “떡이요!” 대머리 아저씨는 목청이 좋다며, 뽀글머리 아줌마는 착하기도 하다며 칭찬해 준다. 괜스레 어깨가 으쓱해진 해솔이. 하지만 떡을 다 돌리고 돌아간 집에는 떡이 하나도 안 남았다.

아홉 살 마음 사전(박성우 글, 김효은 그림, 창비)=성민이가 내 비밀을 다른 친구에게 말할 것만 같은 마음. 텔레비전 속에서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염소가 다리에서 떨어질 것만 같은 마음. ‘조마조마하다’는 ‘무섭다’와 닮은 듯 다른 감정을 표현하는 말이다. ‘무섭다’는 드라큘라 이야기를 읽는데 갑자기 창문이 덜컹덜컹 흔들릴 때 드는 마음이다. 동시단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시인 박성우가 마음을 표현하는 단어 80개를 일상의 다양한 상황과 연결지어 설명한다.

권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