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3-17 19:08:03
기사수정 2017-03-17 21:50:50
‘4년 중임제’ 조항 추가하기로/ 20대 출마 가능… 최장 11년 재임/ 추미애 “꼼수”… 한국당 “패권 행태”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3당이 19대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부칙 조항을 삽입하고, 현행 헌법의 중임 제한 조항을 삭제하는 단일 개헌안을 마련했다. 3당의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해 이번 대선과 동시에 개헌이 성사될 경우 19대 대통령은 임기가 3년으로 줄어드는 대신 20대 대선 출마가 가능해진다. 대통령의 임기를 변경하는 개헌안은 제안 당시, 즉 국회 발의 당시 현직에 있는 대통령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는 헌법 제128조 2항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주장대로 대선 후 개헌안이 발의될 경우 19대 대통령은 20대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개헌특위 바른정당 간사인 홍일표 의원은 17일 통화에서 “헌법 제70조 대통령 임기는 5년으로 하고, 중임할 수 없다는 조항은 삭제하고,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하되 한 차례 중임할 수 있다는 조항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3당 안이 이번 대선과 동시에 국민투표에 부쳐져 통과된다면 19대 대통령 당선인은 3년 임기 뒤에 개헌안에 따라 4년씩 두 차례, 최장 11년까지도 대통령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당은 내주 초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개헌안을 공개하고 의원 150명의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 3당 의석수를 모두 합치면 165석에 달해 산술적으로 발의에 문제가 없지만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와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대선 전 개헌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개헌안이 발의되더라도 국회 통과에는 재적 의원 3분의 2인 200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121석의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이 대선 전 개헌에 반대 입장이어서 개헌안 국회 통과도 쉽지 않다.
개헌을 둘러싸고 공방도 이어졌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3당의 개헌 합의에 대해 “민주당을 뺀 3당 합의가 아니라 국민을 뺀 3당 합의로, 말 그대로 개헌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꼼수”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내에서 개헌 논의를 주도해온 박용진 의원도 라디오방송에 출연, “3당 합의는 바둑에서 묘수가 없어 아무 데다 두는 ‘덜컥수’”라고 꼬집었다.
반면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개헌에 대한) 자당 의원들의 입장 표명과 동참을 가로막는 것은 그야말로 패권적 발상이자 행태”라며 “나만은 제왕적 대통령을 하고 싶다는 권력독점 욕심으로 어떻게 나라를 이끄느냐”고 민주당과 문재인 경선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번을 넘기면 (개헌은) 정말 어렵다”며 “한 사람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또 이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려야 하느냐”고 문 후보 비판에 가세했다.
박영준·이도형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