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3-17 19:00:42
기사수정 2017-03-17 23:05:43
민주당 대선주자 4차 토론회
더불어민주당 경선후보들이 17일 또 한차례 TV토론으로 진검 승부를 벌였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나 개헌 등 주요 쟁점은 이전 토론과 비슷한 구도로 논의됐다. 이와 더불어 각 후보 공약 검증을 벌이며 열띤 공방전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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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최성, 문재인, 안희정 경선후보(왼쪽부터)가 17일 서울 충무로 MBN스튜디오에서 TV토론회를 하기에 앞서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가장 치열한 전선은 역시 문재인, 안희정 후보 사이에 형성됐다. 선공에 나선 문 후보는 “안 후보의 전국민 안식제 취지에는 공감하나 현실적으로 자영업자, 비정규직에는 해당 안 되는 얘기”라며 “정규직이더라도 10년씩 근속하는 건 주로 대기업, 공기업 등에 다니는 노동자일 텐데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 후보는 “똑같은 고민을 했다. 결론은 현재 일하는 방식과 노동조건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공약으로 발표하게 됐다”며 “노무현정부 시절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할 때도 같은 상황이었으나 결국 새로운 형태의 노동문화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국공립대 무상등록금 공약 역시 오히려 가난한 집 아이들이 사립대 많이 가는 현실에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반격에 나선 안 후보는 문 후보의 리더십을 문제 삼았다. 그는 “문 후보가 당 대표로 있을 때 민주당 의원이 여럿 나갔고, 최근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까지 당을 나갔다”며 “그래서 통합의 리더십에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포용해서 다 함께 가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못한 것은 저의 부족함”이라면서도 “혁신에 대한 생각이 달랐다. 혁신의 원칙을 지키고 밀실공천 등 우리가 청산하려는 정치관행을 끊어내려는 노력에 반대 움직임이 있었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어려울 때 손을 내밀었던 사람들에게 ‘반혁신’이어서 나갔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표현”이라며 “문 후보 진영 많은 분들은 그 기준으로 보면 혁신 세력이라고 볼 수 있나”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대한민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내 편이 되면 무조건 예쁘게 봐준다는 것이다. 내 편을 들면 예쁘다고 하고, 반대 진영이면 배척하는 정치적 리더십과 철학으로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끄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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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이주관하고 TV조선,연합뉴스TV가 공동방송하는 더불어민주당 경선후보토론회가 17일서울 충무로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가운데 이재명 , 최성, 문재인, 안희정(왼쪽부터) 대선 예비후보 가 토론을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후보 역시 문 후보를 집중공격하며 자신의 선명성을 부각시켰다. 이 후보는 “문 후보는 중대 사안에 대해 말이 자꾸 바뀌는 것이 문제”라며 “거국중립내각, 2선후퇴, 명예로운 퇴진 등을 얘기하다 탄핵을 얘기했다. 또 ‘탄핵이 안 되면 혁명’이라고 했다가 ‘승복해야 한다’고 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문 후보는 “정치가 흐르는 것이죠. 상황이 흐르는 것이고…. 촛불민심을 따라가는 게 정치가 할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는 문 후보의 대규모 캠프 구성 및 인재 영입에 대해서도 “캠프에 친재벌 인사 등 기득권자들을 대대적으로 모으고 있다. 대연정에 반대한다지만 실질적 뿌리를 보면 기득권과의 대연정이란 의심이 든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문 후보는 “지금 장관이나 고위공직자를 뽑고 있는 게 아니다. 정권교체를 함께 돕기 위한 사람들이 오는 건 환영해야 할 일”이라며 “나중에 고위공직 인사할 때가 되면 인사검증에 가장 깐깐했던 (청와대)민정수석 출신답게 공직검증에 염려가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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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이주관하고 TV조선,연합뉴스TV가 공동방송하는 더불어민주당 경선후보토론회가 17일서울 충무로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가운데 안희정 , 최성, 이재명, 문재인(왼쪽부터) 대선 예비후보 가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양측은 토론회를 마친 후에도 장외설전을 이어갔다. “정치는 흐르는 것”을 “정치는 그러는 것”으로 이해한 이 후보가 기자들에게 “(토론회에서) 문 후보의 철학과 신념의 부재, 또는 일관성 부재를 지적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문 후보 측은 “동지인 문 후보의 철학과 신념을 비난한 것에 대해 ‘더문캠’은 유감을 표하며, 이 후보 사과를 요구한다”고 반발했다. 그러자 이 후보측도 다시 “진짜 흐르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민심”이라고 꼬집었다.
안 후보의 ‘대연정’은 이날도 쟁점이 됐다. 이 후보는 “도둑과 손잡고 ‘도적질을 없애보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는 대연정이 아닌 대배신”이라고까지 몰아세웠다. 그러자 안 후보는 “‘적폐청산과 국가개혁과제에 대해 합의를 얻어서 연정 모델을 만들자’는 제안이라고 설명했는데 자꾸 ‘적폐세력에게 손을 내민다’고 몰아붙인다. 정치적으로 부당한 공격”이라고 맞받아쳤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