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라인] 문재인·홍준표, '전직 대통령 발언' 혼쭐

문재인 '전두환 표창' 구설 / 홍준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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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론을 형성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경선후보가 ‘전두환 표창’ 구설에, 범보수 지지율 1위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선후보가 ‘노무현 자살’ 논란에 휘말렸다. 두 후보 공히 진보 진영 내부와 보수 진영 내외부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고 있다.

문 후보는 19일 민주당 경선후보 TV토론회에서 자신의 특전사 시절 사진을 내보이며 “특전사군 복무 당시 전두환 장군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투철한 안보관을 강조하려다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문 후보가 경선 최대 승부처인 호남지역 경선을 일주일 앞두고 복병을 만난 형국이다. 민주당은 27일 호남 경선을 앞두고 24일 호남권 합동토론회, 25∼26일 호남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를 진행한다.

호남은 5·18광주민주화항쟁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주축이 된 신군부는 광주에서 구데타 세력에 저항하는 시민들을 무참히 학살했다. 전두환 표창 발언은 신군부에 반감이 강한 호남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

문 후보를 뒤쫓는 당내 경선 후보측은 즉각 공세를 펴며 쟁점화에 나섰다. 안희정 후보 측 박영선 의원은 이날 “자랑하듯 말해서 사실 좀 놀랐다”며 “광주와 호남민들의 억울함과 한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 시장측도 대변인 논평에서 “전두환 표창 발언까지 보여준 (문 후보의) 철학과 원칙에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면서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전두환 표창을 폐기하고 20일광주 금남로의 땅을 밟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도 가세했다. 김경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전두환 표창장이라도 흔들어서 ‘애국보수’ 코스프레라도 할 생각인가 본데 그렇다고 안보 무능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야권 정치인으로 금기를 어긴 문 전 대표는 국민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홍 후보도 마찬가지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 발언과 관련해 야권으로부터 “추악한 입으로 고인을 모욕하지 말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홍 후보가 지난 18일 기자들을 만나 “0.1%의 가능성도 없지만 (대법원에서) 유죄가 되면 노무현 대통령처럼 자살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서다.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명박 정권의 보복 기획 수사로 억울하게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을 얼마나 더 모욕하려는 것인가”라며 “노무현 대통령에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사사건건 고인을 모욕하는 것인지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홍 지사의 발언을 거론하며 “일부 대통령 후보 출마자들의 발언이 도를 넘는다”며 “대통령을 꿈꾸는 분들은 조금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제가 도를 넘는 기대를 하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도 홍 후보 비판에 가세했다. 김진태 후보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홍준표, 대법에서 유죄나면 자살 검토하겠다고. 자살을 검토하는 사람도 있나?”라고 반문하면서 “검토보고서 1안 자살, 2안 자살미수, 3안은?”이라고 비꼬았다. 특히 “억울한 거 있어도 재판으로 풀어야지 자살하겠다면 국민을 상대로 협박하는 격”이라면서 “이거 어디 무서워서 국민하겠나?”라고 비판했다.

앞서 홍 후보는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직후에도 문재인 후보와 안희정 후보의 대선출마 자격을 비판하면서 노 전 대통령을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표현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