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BI 국장 "트럼프의 도청주장 증거 없어, 트럼프와 러시아 내통 수사 중"

근거없는 공세와 말을 정치적 무기로 삼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연방수사국(FBI)로부터 강펀치를 맞고 비틀거렸다.

20일(현지시간)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오마바 행정부측의 트럼프 타워 도청의혹'과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내통의혹'에 관한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도청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보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코미 국장은 "오바마 정부의 도청 의혹에 영국 정보기관인 정부통신본부(GCHQ)가 개입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도 증거가 없다"고 했다.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겸 사이버사령관도 도청 의혹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코미 국장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

앞서 데빈 누네스 미 하원 정보위원장(공화·캘리포니아)도 모두발언을 통해 "분명히 말한다. 트럼프타워에 대한 도청은 없었다"고 말해 트럼프를 곤경에 빠뜨렸다.

이를 의식한 듯 누네스 위원장은 "다른 사찰활동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을 상대로 사용됐을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코미 국장은 "러시아가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내통해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에 대해 공식으로 수사 중이다"며 처음으로 수사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기밀'을 이유로 수사 대상과 내용을 확인해 주지 않았다.

코미 국장은 수사 기간에 대해서도 그는 "매우 복잡한 수사이고, 언제쯤 끝날지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이날 청문회 결과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5건의 글을 올려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을 부인하면서 오히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캠프가' 러시아와 내통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역공을 폈다.

또 오바마 정부 당시 정보기관들의 기밀 유출 의혹도 즉시 조사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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