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3-23 22:25:40
기사수정 2017-03-24 00:20:18
대선주자들 차분한 일정
세월호 선체가 맹골수도에 가라앉은 지 1073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23일 정치권도 가슴을 졸이며 온전한 인양을 기원했다. 이들은 미수습자 9명이 가족 품으로 돌아가길 기도하며 선체와 함께 가라앉았던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체가 무사히 인양돼 목포신항까지 예인될 때까지 당내 정치행사를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히며 “국회는 지난번에 통과된 세월호조사위법에 따라 선체조사위를 신속히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참사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며 “진상규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과거 천문학적 비용 등을 이유로 인양을 반대했던 구 여권에서도 “인양 작업을 잘 마무리해 이런 불행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부디 (인양이) 성공해 침몰 원인이 밝혀지고 미처 수습 못한 학생과 선생님들이 다 가족 품으로 돌아가기를 기원한다”(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선주자들도 차분하게 일정을 소화하며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민주당 문재인 대선 경선후보는 이날 예정했던 출마선언 동영상 공개를 24일로 하루 늦췄다. 문 후보는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에서 “차기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제2기 세월호 특조위를 구성해 진실을 낱낱이 규명할 것”이라며 “책임 물을 것은 묻고, 안전에 관한 오랜 적폐를 청산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만드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양이 늦어진 경위와 1기 특조위 조사가 방해받은 과정에 대해서도 제대로 규명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주에 머무르던 안희정 후보는 오전 중 TV토론을 준비하려던 계획을 접고 세월호 유족과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 뉴스로 인양 장면을 바라보다 갑작스럽게 결정했다고 한다. 팽목항 대합실에서 고 임요한 군의 아버지 임온유 목사를 만난 안 후보는 “꼭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우리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김철근 대변인을 통해 “세월호 인양에 3년이나 걸렸다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이라며 “무사 인양 이후 침몰 원인과 미흡한 사고대처 이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반면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 국민이 가슴 깊이 추모해야 할 사건을 걸핏하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며 “더는 정치인들이 세월호를 갖고 정치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태영, 진도=이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