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달 16일 금리를 추가 인상함에 따라, 국내 금융권의 금리 오름세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5%까지 치솟았다. 고정금리 대출은 이달 들어 거의 매일 같이 금리가 오르고 있는 상황인데, 앞으로 더 올라갈 공산이 크다.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의 모기지론, 신용대출, 카드론 등 제2금융권 금리도 전방위적인 상승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다만, 코픽스금리(은행의 자본조달 비용을 반영한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에 좌우되는 변동금리 대출은 소폭 하락했다. 15일 발표된 지난달 신규 코픽스 금리가 0.02%포인트, 잔액 코픽스가 0.01%포인트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코픽스를 근간으로 하는 변동금리 대출은 코픽스 하락 폭만큼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변동금리 대출 소폭 하락…1개월 뒤 다시 급등할 가능성 농후
하지만 문제는 한 달 뒤엔 다시 가파르게 올라갈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는 점이다.
코픽스는 한 달의 격차를 두고 시중에 반영되는 만큼, 이번달 금리 인상은 다음달에야 코픽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제2금융권의 금리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 기준 5.74%였지만, 1월에는 6.09%로 0.35%포인트 높아졌다. 상호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3.56%로 전월(3.48%) 대비 0.08%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신용대출의 가중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말 22.39%였지만, 지난 1월말에는 22.88%로 0.49%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카드론 금리도 비슷한 상황이다.
◆서민들 급전 필요하면 정책자금 고려…조만간 연소득 요건 완화될 듯
금융당국은 천정부지로 불어나는 가계부채를 조이기 위해 상호금융조합·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 전반으로까지 여신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대출자나 급전이 필요한 이들의 한숨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으로 가장 먼저 고통 받을 수 밖에 없는 서민들이 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우선 정책자금을 고려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서민금융상품은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대출, 바꿔드림론이 있다.
서민들을 위해 이런 상품의 지원대상 기준인 연소득 요건을 상반기 중 500만원 올리기로 해, 아슬아슬하게 기준에 벗어나는 이들이라면 연소득 요건이 완화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런 정책자금을 이용할 수 없는 서민층이 일반 대출을 이용하려면, 가급적 주거래은행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주거래은행에서 각종 금리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또 제2금융권에서 발길을 돌리기 전 '사잇돌대출'을 고려해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사잇돌대출은 거치 기간 없이 5년 내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는 방식으로, 1인당 2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신용등급이 4∼7등급인 중신용자가 은행권에서는 평균 6∼10%, 저축은행에선 15% 정도의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주거래은행을 옮기면 금리혜택을 주는 경우도 있어 계좌통합관리시스템으로 금리혜택을 많이 주는 은행으로 주거래은행을 바꾸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신용등급을 위해서는 최대한 제2금융권을 이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러면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변동금리 보다는 고정금리로 받아야 한다며 금리 상승기에는 고정금리가 안전하고 향후 금리가 떨어진다고 해도 대출 후 3년이 지나면 갈아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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