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3-25 10:26:47
기사수정 2017-03-25 11:07:00
기숙사에서 여중생 탁구부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탁구부 코치가 구속돼 재판에 남겨졌다. 유소년 운동부 감독, 코치 등 지도자의 선수 상대 성범죄 문제에서 한국 체육계가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수원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선봉)는 25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원시체육회 소속 탁구코치 A씨를 지난 3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숙소에서 자고있던 여중생 B양과 C양 등 자신이 가르치던 수원시내 한 학교 탁구부원들의 가슴과 허벅지 등을 수차례에 만진 혐의다. A씨는 지난해 7월 숙소에서 자고 있던 B양과 C양을 깨운 후 신체 주요 부위를 번갈이 만지고, 쉬는 시간에 옆에 앉게 한 후 허벅지와 가슴 등을 수시로 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재능기부 형식으로 이 학교에 파견나와 학생들을 상대로 탁구를 가르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운동코치로서 자신이 가르치고 여학생들을 수시로 성추행하는 등 죄질에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 체육계에서 성추행 등 성범죄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한체육회 공정체육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2012~15) 동안 스포츠 인권센터에 접수된 한국 유소년(초·중·고) 운동부 내 성범죄 신고 건수는 총 20건이다. 이는 같은 기간 성인 팀을 포함한 전체 운동부 성범죄 신고 건수(33건)의 60.6%에 달한다. 한국 유소년 운동부가 심각한 성범죄의 ‘사각지대’의 놓여 있다.
2012년 서울 한 중학교 배구부의 D감독은 4개월에 걸쳐 배구부 학생 6명의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추행을 일삼았다. 그는 운동방법을 가르쳐 준다며 학생들을 불러내 배구부 숙소나 체육관 등에서 범죄를 저질렀고, 피해자 6명 중 3명은 추행을 견디지 못해 학교를 옮겨야 했다. 2014년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육상부의 E코치는 대회 참가를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학교 숙소에 머물며 자신이 지도하던 여학생을 폭행하고 강제로 추행해 처벌 받았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