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재능기부 대신 '성추행 악몽' 준 탁구부 코치

기숙사에서 여중생 탁구부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탁구부 코치가 구속돼 재판에 남겨졌다. 유소년 운동부 감독, 코치 등 지도자의 선수 상대 성범죄 문제에서 한국 체육계가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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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선봉)는 25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원시체육회 소속 탁구코치 A씨를 지난 3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숙소에서 자고있던 여중생 B양과 C양 등 자신이 가르치던 수원시내 한 학교 탁구부원들의 가슴과 허벅지 등을 수차례에 만진 혐의다. A씨는 지난해 7월 숙소에서 자고 있던 B양과 C양을 깨운 후 신체 주요 부위를 번갈이 만지고, 쉬는 시간에 옆에 앉게 한 후 허벅지와 가슴 등을 수시로 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재능기부 형식으로 이 학교에 파견나와 학생들을 상대로 탁구를 가르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운동코치로서 자신이 가르치고 여학생들을 수시로 성추행하는 등 죄질에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 체육계에서 성추행 등 성범죄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한체육회 공정체육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2012~15) 동안 스포츠 인권센터에 접수된 한국 유소년(초·중·고) 운동부 내 성범죄 신고 건수는 총 20건이다. 이는 같은 기간 성인 팀을 포함한 전체 운동부 성범죄 신고 건수(33건)의 60.6%에 달한다. 한국 유소년 운동부가 심각한 성범죄의 ‘사각지대’의 놓여 있다.

2012년 서울 한 중학교 배구부의 D감독은 4개월에 걸쳐 배구부 학생 6명의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추행을 일삼았다. 그는 운동방법을 가르쳐 준다며 학생들을 불러내 배구부 숙소나 체육관 등에서 범죄를 저질렀고, 피해자 6명 중 3명은 추행을 견디지 못해 학교를 옮겨야 했다. 2014년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육상부의 E코치는 대회 참가를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학교 숙소에 머물며 자신이 지도하던 여학생을 폭행하고 강제로 추행해 처벌 받았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