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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온시우(왼쪽 사진)·개그맨 이국주. |
유세윤은 동영상 유료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제작한 오리지널 드라마 '아이언 피스트'의 한국 홍보 동영상 모델로 나섰으나 여혐 논란으로 하루 만에 삭제됐다. 지난 22일 각종 SNS를 통해 공개된 유세윤의 '아이언 피스트' 홍보 동영상은 과거 유세윤이 옹달샘 멤버들과 나눈 여성 혐오 발언을 문제 삼은 네티즌으로부터 부적절한 광고 기용이라는 항의를 받았고, 다음날 넷플릭스 측은 해당 동영상을 모두 삭제하고 공식 SNS에 "더욱 귀 기울이고 살펴보는 넷플릭스가 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유세윤은 과거 팟캐스트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 진행 당시 성경험담은 물론 여성에 대한 거친 발언이 논란이 되자 2015년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 사과한 바 있다. 사과 이후에도 유세윤이 제작한 광고가 여성을 성적 대상화 했다는 논란에 수차례 휩싸인 바 있다.
'남편' '여혐' 등으로 대표되는 남녀 갈등은 이미 일상 깊숙이 침투해 있다. 온시우의 발언이 솔직한 감정 표현이었다고 하지만, 이는 종국에 예쁘지 않은 여성이 공격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발언의 기저에 여혐이 깔린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유세윤의 과거 발언에는 여성을 희화화해 웃음을 얻는 도구로 취급했다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솔직했건, 실수이건 두 사례 모두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떠올릴 만하다. 하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하게 들이대는 기준이 오히려 성 혐오나 남녀 갈등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비난을 위한 비난' 혹은 '프로 불편러'의 시각이 그것이다.
온시우의 경우 주체가 시청자가 아닌 남성에 초점을 맞춰 여성 개그맨을 향한 지적을 여혐으로 몰아가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유세윤의 과거 여성 비하 발언은 변명의 여지 없는 잘못이지만, 과거 발언만으로 여혐 연예인으로 낙인 찍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지적을 간과하기 어렵다.
오랜 시간 속에 뿌리내린 혐오 현상을 바로 세우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어느 날 갑자기 남성 혹은 여성을 바라볼 때 동등한 시선을 가지라고 강요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뜨거운 주제인 성 혐오을 드러낸 사건이 상처만 깊게 남긴 채 일단락됐지만, 우리 사회 고질적인 성차별의 병폐와 불신을 들여다볼 계기로 남았다는 점에서 미미하나마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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