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3-27 18:19:51
기사수정 2017-03-27 18:22:37
3인 첫 경선 ‘필승카드’ 강조
27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호남권역 선출대회에서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최성 후보가 격돌했다. 전통적인 ‘야권의 심장’ 광주에서 치러진 경선인 만큼 이날 결과가 향후 전체 판세를 좌우할 풍향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후보는 ‘대세론 굳히기’를, 안 후보와 이 후보는 1등 주자와의 격차를 최대한 줄인 ‘의미 있는 2등’을 노리며 당심 공략에 나섰다.
대선 재수생인 문 후보는 안정적인 연설톤으로 ‘준비된 대통령’의 면모를 부각시켰다. 문 후보는 “남은 43일, 어떤 변수도 있어선 안 된다. 검증 안 된 후보로는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이 후보를 겨냥해 “다들 출중하지만 당장은 어렵다. 충분히 준비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맏형’ 후보로서 “이번엔 제가 먼저, 정권교체의 문을 열겠다”고 강한 대권 의지를 보였다. 또 5·9 대선 9일 뒤인 5·18 민주항쟁 기념식에 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것을 약속하며 호남의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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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밀어주세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경선후보(왼쪽부터)가 27일 광주시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호남권 순회경선에서 연설을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광주=이재문 기자 |
문 후보는 2012년 대선 패배에 대해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다. 절대로 호남의 패배가 아니다”고 사과했다. 이어 “제가 대통령이 되면 호남은 가장 중요한 국정운영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남 맞춤형 공약으로 △5·18정신 헌법 적시 △대탕평 인사 △호남 인재 적극 육성 및 일자리 창출 등을 공약했다.
안 후보는 원고 없이 12분간 자신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적자임을 거듭 내세웠다. 그는 “(정권교체는) 김대중, 노무현의 미완의 역사를 완성하기 위한 민주당의 젊은 후손, 저 안희정의 길”이라며 “이 길을 가야만 민주당이 확실한 집권세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대연정 공약을 둘러싼 우클릭 논란은 “(대연정은) 민주당의 뉴클릭”이라며 일축했다. 그는 “(대연정의) 길로 갈 때야만 어떠한 사회적 타협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정쟁의 역사를 끝낼 수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중도·보수 지지층 확장력을 내세운 ‘확실한 필승카드’ 슬로건을 들고 나온 안 후보는 “2017년 제철 음식. 저 안희정의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2년 노무현의 기적을 2017년 오늘 만들어 주십쇼”라며 호남에 구애했다.
이 후보는 이날 개혁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지난 탄핵 정국에서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적폐청산’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누구도 박근혜 탄핵을 말하지 않을 때 이재명은 앞장섰다. 누구도 재벌 총수 구속을 말하지 않을 때 이재명은 이재용의 구속을 외쳤다”고 포효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 어느 후보라도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기정사실화하면서도 자신이 후보가 될 때야만 ‘더 나은 정권교체’라고 주장했다. 그는 ‘흙수저’ 소년노동자 출신의 인생 역전 줄거리를 강조하고, 형제와의 폭언 논란은 머리 숙여 사과하면서 정면돌파했다. 그는 “5·18광주항쟁에 눈을 떠 시민운동가가 됐다. 그래서 광주는 저의 사회적 어머니”라며 호남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광주=이동수·유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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