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충청에서 굳힌다"…본거지서 역전 노리는 安·李

민주 남은 경선 관전포인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왼쪽), 안희정 경선후보가 28일 부산 해운대구 부산경남방송(KNN)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지역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호남에서 출발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순회경선 레이스가 29일 충청에 진입한다. 전날 호남 투표에서 입증한 대세론을 이어가려는 문재인 후보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2, 3위 안희정, 이재명 후보 간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앞으로 엿새 남은 순회경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안·이 후보가 문 후보의 견고한 대세론을 돌파할 수 있느냐다. 총 4회 지역 순회경선에서 과반 득표 후보가 없으면 치러지는 결선투표 성사 여부도 결국 안·이 후보 선전 여부에 달려 있다.

통도사 간 안희정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경선후보가 28일 경남 양산시 통도사를 방문해 시민과 포옹하고 있다. 양산은 문재인 후보의 자택이 있는 곳이다.
양산=연합뉴스
이 때문에 충청권 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문 후보를 향한 안 후보 공세는 한층 날카로워졌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한쪽이 옳고 한쪽이 사악하다는 이런 정치로는 민주주의도 새로운 대한민국도 열리지 않는다. 집권하면 상대를 청산·개혁해서 정의를 실천하겠다는 이런 수준의 이분법적 가치관과 철학으로 어떻게 새 시대가 열리겠느냐”며 문 후보의 ‘적폐청산’론을 정면 비판했다. 안 후보는 이날 부산 지역 방송 토론회에서도 문 후보와 날 선 대연정 언쟁을 벌였다. 안 후보의 “(대연정을 비판하면서) 대통령이 되면 자유한국당, 바른정당과는 어떻게 대화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문 후보는 “지금은 자유한국당과 경쟁하는 관계다. ‘그들을 심판해야 한다’고 국민에게 호소드리는 중”이라며 “(선거 뒤에는)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안 후보는 “다른 대안(대연정)을 만들자는 제안을 ‘선거이니 저쪽 비판해야 하는데 무슨 이야기 하는 거냐’라고 비판한다”란 취지로 문 후보를 공격했다.
28일 부산 해운대구 KNN에서 영남지역 방송사가 마련한 '2017 대선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

안희정 캠프 측은 전날 거둔 ‘20%’ 득표율에 대해 애초 안 후보 지지성향이 강한 중도·보수층이 드문 호남에서 그나마 교두보를 구축한 선방으로 평가한다. ‘문재인 대세론’에 ‘안희정 역전론’으로 맞서며 충청에서 문 후보와 격차를 좁히고 영남에서 버텨 수도권에서 역전하자는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충청에서 ‘우리 희정이가 호남에서 여론조사만큼 표가 왜 안 나왔을까’ 하며 뭉쳐서 한번 보여줘야 한다는 민심의 흐름이 있다”고 말했다.
28일 부산 해운대구 KNN에서 영남지역 방송사가 마련한 `2017 대선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

이 후보 측 역시 최대 30%선까지 득표를 기대했던 호남 경선 결과를 복기하며, 향후 전략을 선거인단 50% 이상이 몰려있는 수도권 중심으로 재점검하고 있다. 충청의 경우는 열세를 인정하며 15% 득표를 점치고 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수도권은 연인원 1600만명 이상 참여한 광화문 촛불시위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지역”이라며 “상대적으로 지방보다 젊은 인구 비중도 높아 젊은 층과 진보 진영의 높은 지지를 받는 이 후보 득표율이 높을 것”이라고 선전을 자신했다.

대세론을 확인한 문 후보는 이날 영남권 지역방송 TV토론을 제외한 모든 일정을 비우고 다음 날 충청 순회경선에 대비했다. 문 후보 진영은 안 지사 텃밭인 충청에서 과반 득표는 못하더라도 1등은 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항상 대선 결과를 좌우한 충청 민심에 준비된 후보인 문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정치적 고향인 영남에서 다시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수도권에서 결선 없이 경선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이 문 후보 구상이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