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 수도권 ‘동상이몽’… 文 “다시 압승” 安·李 “결선 발판”

민주 후보들 최후 경선 전략 골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순회경선이 반환점을 돌면서 선거인단 65%가량이 몰린 수도권 경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앞선 호남·충남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안희정, 이재명 후보에 더블 스코어로 앞서가면서 사실상 1위를 굳혔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2위 그룹이 문 후보 과반 득표를 저지하고 승부를 결선투표까지 끌고 가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옷매무새 가다듬는 文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경선후보가 30일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경선 토론회에 앞서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다음달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수도권 경선에서는 서울·경기·제주·강원 선거인단 80만여명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후 모집된 2차 선거인단 51만여명, 사전 투표소투표자 등을 더한 약 139만명 투표 결과가 공개된다. 31일 영남 경선 선거인단 규모는 23만5000명가량이다. 여기에 호남·충남 투표율 66.9%를 대입하면 영남과 수도권에서 약 108만표가 개표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미 20만2988표를 얻은 문 후보가 이들 지역에서 52만표(득표율 48.1%)만 추가 확보해도 본선 직행 티켓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30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마지막 민주당 대선주자 합동 토론회에서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

승부를 좌우할 수도권 경선을 놓고 세 후보는 모두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수도권 20∼40대 지지층이 두꺼운 만큼 60% 이상 득표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야권 민심의 바로미터인 호남에서의 압승이 수도권의 동조 투표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 문 후보 텃밭에서 열리는 영남 경선에서 3연승을 거두면 밴드왜건 효과도 극대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30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마지막 민주당 대선주자 합동 토론회에서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안 후보 측은 중도·보수층 표심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구·경북(TK)의 안 후보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영남 경선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내며 2위를 굳히고, 수도권에서 이 후보와 함께 문 후보 과반을 저지하면 결선행이 가능하다는 셈법이다.

현역 성남시장인 이 후보 측은 수도권이 자신의 ‘안방’이라며 ‘대역전’을 자신한다. 지난겨울 광화문광장에 모였던 촛불 민심이 이 후보에게 모일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캠프 소속 현역 의원 6명도 모두 수도권 출신이다.

안, 이 후보는 이날 목동 SBS에서 열린 마지막 민주당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문 후보를 집중 공략했다. 문 후보가 “참여정부의 당정분리는 우리 현실과 맞지 않았다”며 ‘당정일치’를 내세우자 안 후보는 “대통령이 실질적 총재 역할을 맡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문 후보는 “그렇다”고 했다가 “공천 등 당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정책과 인사를 협의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문재인 캠프에 많은 분이 합류해 가장 큰 세력을 형성했는데, 그들이 당을 장악하면 여당이 청와대 거수기가 되지 않겠느냐”고 했고, 이 후보는 “기득권 인사에 둘러싸인 문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기득권자를 위한 정권이 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2위 경쟁자 간 공방전도 만만치 않았다. 안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의회와) 대화도 협상도 안 된다고 탄식하지 않았느냐”며 정쟁 구조 극복을 위한 대연정론을 꿋꿋이 밀어붙였다. 이 후보는 “차라리 국민과의 대연정이 어떠냐”며 “(대연정은) 자칫 묻지마 통합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영준·유태영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