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제’ 김종길 시인 별세

원로 시인이자 영문학자인 김종길(본명 김치규)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가 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1926년 경북 안동에서 출생한 고인은 194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입선하며 등단했다. 서양 이미지즘 시학을 받아들이면서도 기교에 치우치지 않고 고전적 품격을 지닌 시 세계를 구축했다. 성탄절 무렵 눈을 바라보며 어린 시절과 아버지를 회상한 시 ‘성탄제’는 고인이 1969년 펴낸 첫 시집이자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이 밖에도 고인의 작품으로는 ‘하회에서’(1977) ‘황사현상’(1986) ‘천지현황’(1991) ‘달맞이 꽃’(1998) ‘해가 많이 짧아졌다’(2004) 등이 있다.

고인은 영문학자로도 활동했다. 고려대에서 34년간 재직하며 현대 영미시와 시론을 소개하고, 한시와 한국 현대시를 영미권에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시인협회와 한국현대영미시학회, 한국 TS 엘리어트학회 회장을 지내며 문단과 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했으며, 2004∼2007년에는 대한민국예술원 부회장을 지냈다. 목월문학상·인촌상·청마문학상·육사시문학상·이설주문학상을 수상했고, 국민훈장 동백장과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 303호, 발인은 4일 오전 8시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