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 유임 확정에 들끓는 축구팬들

“2022년 월드컵이나 준비하자”, “협회가 대한민국 축구를 망치네”, “감독이 저런데 코치 보강해서 뭐하나”

울리 슈틸리케(63·독일)축구대표팀 감독 유임이 결정되자 온라인에서 축구팬들이 들끓고 있다. 각 종 축구 커뮤니티에서 대한축구협회를 성토하는 게시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인터넷 축구 기사 댓글마다 날 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축구협회는 3일 경기도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성적 부진으로 경질론에 휩싸인 울리 슈틸리케(63·독일) 대표팀 감독에게 지휘봉을 계속 맡기기로 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
2014년 9월 대표팀을 맡은 슈틸리케 감독은 2015년 1월 아시안컵 준우승과 그해 8월 동아시안컵 우승 등을 포함해 27승4무6패(62골·22실점)의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중국전에서 0-1로 패하고 28일 시리아전에서 1-0으로 이겼지만 극도로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 사퇴 여론이 높아졌다.

기술위는 슈틸리케 감독의 유임 여부를 놓고 이날 2시간 가까이 난상 토론을 벌였지만 월드컵 최종예선이 3경기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거물급 외국인 지도자를 뽑을 시간이 부족한 데다 새 지도자가 맡아도 단기간 선수단 파악이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려 유임을 선택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그동안 슈틸리케 감독이 선수를 상대로 펼치는 전술 회의 때 계속 참석해서 설명을 함께 들었다. 나름대로 상대에 맞고 국가대표 선수들을 활용하는 전술들이 잘 준비됐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준비한 전술이 경기장에서 나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최종예선에서 나타난 결과와 아쉬움은 준비 과정에서 충실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이라며 “팀들은 대부분 2~3주 준비하고 경기에 나서지만 우리는 2~3일밖에 훈련 시간이 없다. 변명일 수도 있지만, 대표팀의 전술 준비는 일반인들이 느끼지 못할 정도로 치열하게 진행됐다”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또 “일단 코칭스태프 보강에 대한 것은 슈틸리케 감독과 협의하겠다”며 “기술위원들도 코칭스태프 보강이 필요하다는 건의를 했다. 감독이 필요로하는 코칭스태프나 또 다른 인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기술위에서 추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위원장의 설명에 축구팬들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재임기간인 2년 7개월간 소속팀에서의 활약과는 별개로 고정 선수를 꾸준히 뽑아왔기 때문이다. 또 유능한 감독이라면 짧은 합숙 기간에도 선수 각각의 개인기량을 극대화하는 맞춤형 전술을 구사해 상대와 맞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