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 인정 땐 창업자본 지원, ‘삼성맨’ 타이틀 벗고 스핀오프

[창의·혁신 현장을 가다] 2012년말 도입… 공모전 거쳐 선정 / 시간·공간·예산·인력 등 전폭 지원 / 팀 자율 구성… 성공땐 ‘창의 인센티브’ 삼성전자는 사내벤처 C랩(Creative Lab)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은 팀에게 스핀오프(Spin off·분사) 기회를 준다. 분사 후 창업할 때는 삼성벤처투자에서 초기 창업자본을 대주고 삼성은 일부 지분을 확보한다.

2015년 8월 처음 스핀오프제를 도입한 후 지금까지 20개 팀이 ‘삼성맨’ 타이틀을 벗고 스타트업을 선택했다. 이들은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독일 가전전시회(IFA),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 3대 국제 전시회에 참가하는 등 국내외에서 혁신성을 인정받고 속속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C랩 1호 스핀오프(분사 회사)인 ‘이놈들연구소’가 개발한 신개념 스마트 시곗줄 ‘시그널(Sgnl)’.
가장 주목받은 팀은 C랩 1호 스핀오프 ‘이놈들연구소’다. 손가락 끝을 귀에 대면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는 신개념 스마트 시곗줄 ‘시그널(Sgnl)’을 개발해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서 한국기업 중 역대 2위 규모인 약 147만달러 펀딩에 성공하고, 중국 최고 창업 육성기관인 창업방 투자를 유치했으며 스마트폰 회사와 유명 시계 브랜드 등의 러브콜도 받고 있다. 시그널은 오는 8월경 출시될 예정이다.

‘망고슬래브’는 개인용컴퓨터(PC)와 모바일 기기에서 작성한 아이디어를 점착식 메모지로 출력할 수 있게 해주는 인쇄기기 ‘네모닉(Nemonic)’으로 올해 1월 ‘CES 2017’에서 PC 액세서리 부문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상반기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제품을 상용화한 기업도 있다. 삼성전자 최초의 의사 출신 직원인 강성지 대표가 지난해 7월 분사해 만든 ‘웰트(WELT)’는 사용자의 생활습관과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스마트 벨트를 개발했다. 허리띠 안에 센서가 장착돼 허리 둘레가 자동으로 측정되고 걸음 수, 과식 여부 등의 정보를 스마트폰 앱으로 보내준다. 올해 1월 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 브랜드와 협업해 제품을 출시했다. 강 대표는 “주요 고객을 집계해 보니 40대 초반 남성들이 가장 많았다”며 “올해는 자체 상품을 생산해 국내와 해외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수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