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월드줌人] 30초 대화의 인연…아르바이트생 장학금 모은 전직 경찰관

간호조무사(Certified Nursing Assistant) 준비 중이라는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생의 열정에 감탄한 미국의 전직 경찰관이 모금운동 사이트에서 네티즌들 도움으로 목표액 2배가 넘는 돈을 모아 화제다.

장학금 명목으로 전달된 돈에 환호한 아르바이트생은 그를 꼭 껴안아 고마움의 인사를 전했다.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전직 경찰관 도널드 카터가 간호조무사 준비 중이라는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생 메이스의 사연을 최근 알고는 모금운동 사이트에서 네티즌 도움을 청했다가 목표액 두 배가 넘는 돈을 모아 화제다. 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경찰관 출신 도널드 카터는 최근 동네의 한 패스트푸드점에 들렀다가 아르바이트 중인 메이스의 학구열에 크게 감탄했다.

운전석에 탄 채로 음식을 주문한 카터는 피곤해 보이는 메이스에게 동정심을 느껴 “일이 끝나면 무엇을 하시나요?”라고 물었다가 “학교에 갈 거예요”라는 답변을 들었다.

학교라는 말에 눈이 뜨인 카터는 어떤 공부를 하느냐고 물었고, 메이스는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눈 시간은 겨우 30초에 불과했다.

집에 돌아와 음식을 한입 문 카터는 메이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간호조무사 자격증 공부에 얼마나 돈이 드는지 알아본 그는 1500달러(약 169만원)면 된다는 글을 보고는 처음에 페이스북 친구 300명으로부터 5달러(약 5600원)씩 기부받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카터는 모금이 더 쉽겠다고 판단했다.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전직 경찰관 도널드 카터가 간호조무사 준비 중이라는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생 메이스의 사연을 최근 알고는 모금운동 사이트에서 네티즌 도움을 청했다가 목표액 두 배가 넘는 돈을 모아 화제다. 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지난달 24일, 온라인 모금운동 사이트 ‘고 펀드 미’에 올린 글에서 카터는 “이전에 한 번도 그 학생을 본 적은 없지만 도움을 주고 싶다”며 “많은 이들의 친절함이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터의 목표액은 7000달러(약 786만원)였다. 학비 외에 생활비 등도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사흘도 지나지 않아 자격증 공부에 필요한 돈을 훌쩍 넘기더니 개시 열흘 만에 목표액 두 배가 넘는 1만4800달러(약 1662만원)가 모였다.

카터에게 생각지 못한 선물을 받은 메이스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해 그를 꼭 끌어안았다.

메이스는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전혀 예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바라왔던 뭔가를 할 수 있게 돼 정말로 흥분된다”고 덧붙였다.

카터는 “단순히 돈을 모으는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사람들이 뭉쳤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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