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열 열사 중학교 시절 친필 메모책 첫 발견

김주열 열사의 중학교 시절 친필이 실려 있는 메모 책이 발견됐다. 그동안 김주열 열사에 대한 유품으로는 당시 사용했던 교과서 등이 있으나 친필 내용이 담긴 책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6일 전북 남원문화원에 따르면 임실군 오수면에 사는 박재호 씨가 과거 수집해온 자료를 정리하던 중 김주열 열사의 친필 책을 발견했다.

근대사 자료를 수집하며 추억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박 씨는 1959년 김주열 열사가 남원 금지중학교를 졸업하던 해 박병금 친구에게 남긴 졸업축하 메시지가 담겨있는 책을 발견하고 이 사실을 남원문화원에 알렸다.

전북 남원문화원은 6일 공개한 김주열 열사의 메모책. 중학교 시절 열사가 친필로 기록한 인적사항과 장래 희망과 친구들의 바람 등이 담긴 이 책은 임실군의 한 주민이 과거 수집해온 자료를 정리하던 중 발견했다.
이번에 발견된 자료는 표지를 포함해 16절 크기의 낱장 67매를 실로 묶어 만든 메모 형식의 책이다. 표지에는 ‘Memory’ 표제와 ‘금지중학교 졸업, 단기 4292년 3월2일 졸업’이라고 쓰여 있다.

이 책 16번째 장에는 김주열 열사의 주소와 성명, 생년월일, 별명, 희망 등 기본사항이 적혀 있다. 내용에는 ‘졸업을 축하한다. 사막을 걸어가든 사람이 오아시스를 맞날 때를 생각하여 지금은 헤어졌을 지라도 장래 또 한 번 만나 보새. 군의 성공을 바라며’ 라는 글을 담겨 있다.

특히 희망란에는 ‘은행 사장’이라고 적혀 있어 김주열 열사가 마산상고에 진학하게 된 동기를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동안 김주열 열사의 장래 꿈이 교사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친필 축하 글에서는 은행 사장임이 새롭게 드러났다.

남원문화원 관계자는 “한자로 쓴 이름과 한글로 쓴 내용의 글씨체를 보면 상당히 뛰어난 필체를 느낄 수 있다”며 “그 내용도 5행 57자로 비교적 짧고 간단명료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문장력도 우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책에는 또 당시 금지중학교 졸업생이었던 박병금 학생이 졸업을 앞두고 350환으로 50장의 종이를 구입했다는 내용도 있다. 그가 39장에 그림을 그려 등사한 뒤 친구와 후배들에게 나눠주고 졸업 축하의 메시지 66매를 받아 엮은 책이라고 상세히 기록돼 있다.

김주열 열사는 남원 금지면에서 태어나 옹정국민학교와 금지중학교를 졸업한 뒤 1960년 마산상업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는 당시 3.15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에 참가해 경찰과 투석전을 벌이던 중 강경진압 과정에서 실종됐다. 이후 실종 27일 만인 그해 4월11일 최루탄이 얼굴에 박힌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마산 중앙부두 앞바다에서 떠오르면서 제2차 마산봉기가 일어났고 4.19의거를 불러일으킨 계기가 됐다.

남원=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