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증도가자’ 진위논란 7년… 이번에 결론내나

문화재위, 13일 보물지정 여부 심의 지난 7년간 이어진 ‘증도가자’(證道歌字)의 진위 논란이 오는 13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 여부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증도가자가 진품으로 인정받으면 1377년 간행된 ‘직지심체요절’보다 최소 138년 앞서는 금속활자 관련 유물로 인정받게 된다.

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는 13일 열리는 회의에서 증도가자 101점의 보물 지정 여부를 심의한다. 심의는 이날 오전 진행되며, 결과는 오후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 7년간 진위 논란이 이어진 ‘증도가자’(證道歌字)의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 여부가 오는 13일 결정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증도가자는 13세기 고려시대 불교서적인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증도가)를 찍는 데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금속활자다. 김종춘 다보성고미술관 대표와 남권희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교수가 2010년 증도가자 실물을 공개한 후 2011년 국가문화재지정 신청을 냈다. 그러나 증도가자의 출처와 입수 경위 등이 분명하지 않아 진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목판 본각본으로 찍은 증도가는 남아 있지만, 금속활자본 원본이 남아있지 않아 진위를 가리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문화재위원회는 증도가자의 보물 지정에 대해 가결, 보류, 부결, 조건부가결 중 한 가지 결론을 내린다. 가결될 경우 증도가자는 보물로 지정예고되지만, 부결되면 안건 심의가 종료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성분 분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서체 분석 결과를 공개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지난 2월에는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간담회도 진행했다”며 “현재는 조사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계에서는 증도가자의 진위에 대한 견해차가 큰 상황에서 문화재위원회가 한쪽으로 의견을 모으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문화재청은 2015년 ‘고려금속활자 지정조사단’을 꾸리고 증도가자에 대한 집중분석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조사단의 연구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학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그러나 조사단이 공개한 보고서도 조사 주체에 따라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어 논란은 식지 않고 있다. 
다보성고미술관 측이 소장하고 있는 ‘증도가자’ 101점의 2010년 공개 당시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내놓은 ‘고려금속활자 서체비교 연구 결과 보고서’는 금속활자인 증도가자와 목판본인 ‘증도가’의 서체가 일치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윤곽선분포수학적계산기법, 딥러닝기법, 글자중첩비교법 등의 방법으로 증도가자와 증도가의 글자를 비교한 결과 유사도가 낮다는 분석이다.

반면 국립문화재연구소의 보고서는 증도가자의 시대를 특정할 수 없지만, 오래전 제작된 청동재질 활자로 추정된다고 결론 내렸다. 증도가자를 정밀 분석한 결과 하나의 몸체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증도가자에서 이중 주조 흔적이 발견됐다며 위조 가능성을 제기한 국과수의 분석결과를 뒤집는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13일에도 증도가자의 진위가 가려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학계 관계자는 “지정 예고를 해도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이의 신청이 들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문화재위원회가 무리해서 결론을 도출할 이유가 없다”며 “게다가 현 문화재위원들의 임기가 다음 달에 끝나기 때문에 안건을 보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증도가자의 보물 지정 여부에 문화재위원회의 임기가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을 것”이라면서도 “이날 결정에 따라 위원회가 몇 번 더 개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