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4-09 21:00:00
기사수정 2017-04-09 20:39:43
‘봄 불청객’ 미세먼지 대처 요령/외출 땐 긴팔·긴바지 입는 게 좋아… 물 자주 마시고 해조류 섭취 도움… 실내 구이요리 땐 후드 꼭 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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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강원 영서·충청권 등이 오전에 일시적으로 미세먼지 '나쁨'(일평균 81~150㎍/㎥) 수준의 농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9일 오전 서울 남산에 오른 시민이 마스크를 쓰고 대화하고 있다.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달 서울을 중국 베이징과 인도 뉴델리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대기가 오염된 도시로 지목했다. 실제 지난 한 달간 전국에서 하루 종일 미세먼지가 없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미세먼지 해결은 난망한데 미세먼지가 인체에 끼치는 악영향의 범위는 확대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불안에는 개인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미세먼지 최소화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도 포함됐다. 대기를 가득 메운 답답한 미세먼지에 흩날리는 벚꽃 구경도 멀어졌다. 이 화창한 봄날씨에 “외출을 자제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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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상태가 보통을 기록한 4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 본 강남 도심의 빌딩숲이 먼지에 쌓여 있다. |
외출자제와 마스크 착용 외에 미세먼지를 줄일 ‘생활 실천 수칙’은 어떤 것이 있을까.
환경부, 질병관리본부, 고려대병원의 도움을 받아 네티즌의 궁금증이 가장 많은 항목을 중심으로 미세먼지에 대응하는 바람직한 요령을 문답 방식으로 소개한다.
―미세먼지란.
“대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 중 지름이 10㎛보다 작은 것이 미세먼지(PM10), 지름이 2.5㎛보다 작은 것이 초미세먼지(PM2.5)다. PM2.5는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50~70㎛)의 30분의 1에 불과할 만큼 매우 작다. 미세먼지는 황산염, 질산염 등 대기오염물질 덩어리(58.3%)와 탄소류와 검댕(16.8%), 광물(6.3%) 등을 포함한다.”
―미세먼지에 노출됐을 때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되나.
“PM 2.5는 폐와 기관지, 뇌까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WHO는 2014년 한 해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700만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먼지(PM10)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인한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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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나쁨을 기록한 3일 오전 시민들이 뿌연 서울 시내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기상청은 서울 낮 기온이 19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보했다. |
―미세먼지로 유발되는 질병은.
“대표적인 것이 천식과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이다. 결막염과 피부 질환 등 미세먼지가 접촉되는 눈과 피부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가 녹아 있는 비를 맞으면 피부질환과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여기에 심하면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등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최근에는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도 나온다.”
―미세먼지에 특히 취약한 사람이 있나.
“노년층, 임산부, 어린이, 그리고 기저질환자들은 더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가 목구멍이나 코 점막을 통과한 후 뇌에 도달해 노년층의 인지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고, 임산부의 경우 높은 농도의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자폐아 출산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만성폐쇄성 폐질환과 기관지 확장증 등 호흡기 질환자와 부정맥, 심부전 등 심혈관계 환자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는 어떻게 피하나.
“접촉 최소화가 답이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외출이 불가피하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긴팔·긴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귀가 후에는 꼭 손과 발, 눈, 코 등을 씻어야 한다.”
―실내 환기도 안 하는 것이 좋나.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실내에서 되도록 창문을 닫고 환기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실내에서 기름 등을 사용한 요리, 청소, 흡연 시 실내 공기가 더 나쁠 수 있다. 특히 생선을 구울 때에는 실내의 미세먼지가 200㎍/㎥ 이상까지 치솟는다. 조리 시에는 레인지 후드와 같은 기계식 환기장치를 사용해야 하며, 조리를 끝낸 이후에도 최소 30분 동안 가동해야 한다. 또 3분 이내 짧은 환기로 실내 나쁜 공기를 내보내고, 환기 후 먼지가 쌓이기 쉬운 곳을 물걸레로 청소하는 것이 좋다. 주방에서 요리를 할 때는 굽거나 튀기는 것보다 삶는 것이 미세먼지를 제일 적게 발생시킨다.”
―외출 시 어떤 마스크를 써야 하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한 KF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KF80 등급 마스크는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걸러낼 수 있고, KF94와 KF99는 0.4㎛ 크기의 미세먼지를 94%, 99% 이상 걸러낸다. 마스크가 오염되면 버리고 새 마스크를 써야 한다.”
―공기청정기 사용이 도움이 되나.
“공기청정기 사용은 실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작은 먼지가 잘 걸러질 수 있도록 고성능 헤파필터(HEPA, 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가 장착된 공기청정기를 적정한 용량으로 사용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 다만 주기적으로 공기청정기 필터를 교체, 관리해야 한다.”
―미세먼지에는 무슨 음식이 좋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물을 충분히 마셔 기관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것이 좋다. 다시마, 미역 등 해조류와 섬유질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를 자주 먹으면 장운동이 촉진돼 몸속 중금속을 흡착해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